시민운동가에서 서울시장까지, 청년 박원순이 꿈꿨던 세상을 향해 가다
시민운동가에서 서울시장까지, 청년 박원순이 꿈꿨던 세상을 향해 가다
  • 임수민 편집장 문승준 객원기자 정리=김한길 기자
  • 승인 2018.11.28 10:58
  • 호수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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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62) 서울시장

Prologue
한반도 중앙에 있으며, 중간에 크고 긴 한반도의 젖줄이 흐르는 도시 서울. 예로부터 서울은 한반도의 핵심으로 여겨져 서울을 차지하는 자가 한반도의 패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될 만큼 중요한 도시였다. 서울의 미래가 한반도의 미래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렇게 중요한 서울의 행정을 8년째 돌보고 있는 이가 있다. 박원순(62) 서울 시장이 그 주인공이다. 시민운동가를 시작으로 건국 이래 전례 없는 서울 시장 3선에 성공하고, 워커 홀릭이란 별명을 가질 정도로 서울을 사랑한다는 그. 본지는 지난 8년간의 서울 시정에 대한 이야기와 그가 청년 정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85년에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서울시장을 2011년부터 시작해 8년째 서울의 시정을 보고 있다. 또 천만 시민의 삶을 어떻게 하면 더 풍요롭게, 또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매일 같이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이다.

 

▶ 시정을 운영할 때 자신만의 철학이 무엇인가.

서울을 ‘땅과 건물에 투자하던 도시’에서 ‘사람의 미래에 투자하는 도시’로, 복지를 낭비로 여기던 도시를 사람의 희망을 귀하게 여기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 시민의 삶의 공공성을 강화해 개인이 모든 삶의 무게를 짊어져야 했던 각자도생의 시대를 끝내고 더불어 함께 행복한 ‘사회적 우정의 도시’로 혁신하고 있고 꼭 이루고 싶다.

 

▶ 지난 시정을 돌아본다면.

친환경 무상급식, 채무 8조 감축과 복지예산 두 배 증액,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13만호 임대주택공급, 간병인이 필요 없는 환자안심병원, 시내 곳곳을 누비는 2만여 대의 따릉이, 서울로 7017, 다시세운 등 서울형 도시재생 정책까지 작은 행복을 바라는 시민들의 삶을 풍요로울 수 있도록 노력하며 지난 시정을 보낸 것 같다.

 

▶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물론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시민을 위해 외롭게 싸우던 도시와 시장이 국민을 위한 정부와 함께하기까지 6년이 걸렸다. 특히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수당 같은 정책들이 번번이 반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았다.

 

▶ 서울시장으로서 어떤 능력과 소양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통찰력과 현장성이다. 서울시장은 천만 시민의 삶을 총괄하는, 말하자면 민생 종합 코디네이터라고 생각한다. 행정가, 정치가, 외교관으로서의 기본 역할은 물론 앞선 통찰력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현장성이다. ‘현장과 유리된 모든 정책은 허구다’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책상 위 보고서가 2차원이라면, 삶은 3차원이기 때문이다. 시민 삶을 바꾸기 위해선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 봐야 한다는 것이 내 서울 시정의 원칙이고 신념이다.

 

▶ 정권이 바뀐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낡은 시대와 결별하고 새로운 시대를 연, 그 어느 때보다 짧고 굵은 1년이었다. 국정농단부터 MB 의혹까지 적폐 청산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고, 국민과의 약속에 답하는 믿음직한 정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국가다운 국가의 새 모습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대통령께서 한반도 운명의 운전대를 잡고 평화의 봄을 앞당기셨다.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가 열리는 데 함께하겠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경제 살리기, 일자리 만들기는 장기적 체질 개선이 필요한 일이다. 지지와 응원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반대의 목소리까지 세심하게 경청하며 해결해나가겠다.

 

▶ 청년 박원순은 어떤 사람이었는가.

‘어떻게 하면 한국 사회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인간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왔었다. 또 ‘무엇이 될 것인가’가 아닌 ‘무엇을 할 것인가’에 응답하는 삶을 살아온 것 같다. 미리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따라 맞추는 삶이 아닌, 시대의 부름에 응답해온 것이 나의 삶인 것 같다.

 

▶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가.

권력 감시가 필요한 시기에 참여연대를 만들어 제도권이 할 수 없는 새로운 정책과 대안을 제시했고, 아름다운 재단을 만들어 한국의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기도 했다. 아름다운 가게 나눔의 착한 순환이 가져오는 가능성을 증명했고, 희망제작소라는 민간 싱크탱크를 통해 풀뿌리 현장에서 피어나는 문제의 해법과 비전을 발굴했다. 지금은 서울을 천만 시민의 삶이 빛나는 도시, 천만 시민의 꿈이 자라는 도시, 시민이 도시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도시는 시민의 삶을 품는 도시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 지금 청년 세대의 문제 해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청년들은 일자리, 주택, 학자금 대출 등 다양한 고민이 있을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청년수당, 청년 공공주택, 희망두배통장, 뉴딜일자리,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등 청년 개개인에게 더 많은 기회와 시간을 제공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들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거나 해결해본 적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기에, 기성의 시각과 관점으로 새로운 문제들을 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을 당사자인 미래 세대, 오늘의 청년 세대가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

 

▶ 청년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지난 제6회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서울시의회의 40세 미만의 시의원은 단 1명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6월에 열린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서울시의원 중 40세 미만의 시의원은 약 6%, 7명이었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 서울의 만 20세 이상 40세 미만 인구는 전체 서울 인구 중 31%다. 더 많은 청년이 사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회는 곧 권한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청년들에게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와 권한이 부족하다.

 

▶ 그렇다면 청년 정치를 실현할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동안 많은 서울시 청년정책이,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청년이 직접 기획하고 서울시가 수용해 탄생했다. 또 서울시는 더 나아가 기존에 운영하던 민간 거버넌스인 ‘청년의회’의 역할을 확대해 청년정책 예산 편성에 직접 참여하게 하고 정책 의제 발굴기능은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청년자치정부를 구성하고 행정을 담당하는 집행부격인 청년청을 서울시장 직속으로 만든다. 이를 통해 청년위원 15% 목표제, 청년인지예산제, 미래혁신 프로젝트 등이 청년 정치인들의 성장을 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되리라 생각한다.

 

▶ 청년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남고 싶은가.

늘 혁신하고 새로운 과제에 당당히 맞선 서울시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청년들에게 힘내라 말로 위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힘이 되는 사람으로 평가받으면 더없이 좋겠다.

 

▶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더 나아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청년들에게 ‘도전하라! 세상은 꿈꾸는 자들의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온 세상의 크고 위대한 일은 모두 청년들이 이뤘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고 기존의 관행에 물든 기성세대들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들을 청년들은 이것을 깨트리고 넘어서면서 새로운 위대한 작업들을 이뤄왔다. 또, 흔히 말하는 돈과 명예 같은 것을 성공의 지표로 삼기보단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삶의 변화를 만들고, 나아가 시대의 변화를 만들어나간다는 보람과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Epilogue

천만 시민을 대표하는 그도 한 땐 우리와 같은 학생이었고, 청년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 어떻게 하면 인간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중년이 된 그는 서울 시장이 돼 그 해답을 직접 펼치고 있다.

인터뷰에서 그가 강조한, 청년의 고민은 청년이 가장 잘 안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 기자의 가슴을 울렸다. 또 청년만이 기성세대가 할 수 없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사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에선 용기를 얻었다. 그때 그 청년 박원순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지금 이 시간 고민하고 생각하던 것들을 시간에 밀려 날려버리지 않는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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