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번복과 번복… 미뤄지는 책임 잣대 [DKU News]
마지막까지 번복과 번복… 미뤄지는 책임 잣대 [DKU News]
  • 이다연 기자
  • 승인 2018.11.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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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U News] 마지막까지 번복과 번복… 미뤄지는 책임 잣대

지난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51대 총학생회 선거 무효화를 선언했습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모든 선거 과정을 전면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실시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재선거 결정에 대한 자세한 사유와 과정들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학우들은 답답함을 표하고 있습니다.

개표가 시작되기 직전인 14일 오후 6시 10 경, 낭만더하기 선거운동본부는 후보자격 박탈을 통보받았습니다. 중선관위에서 제시한 후보자격 박탈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선거 과정에 있어서 외부인의 개입이 있었으며, 그 개입의 빌미를 낭만 더하기 선본 측에서 제공했다.”
이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 왔던 선거 과정의 공정성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개표 이전부터 DOUBLE A 선본과 중선관위장은 각각 규탄문과 사과문을 통해 인쇄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중선관위의 의견이 일체 반영되지 않았고, 중선관위장은 업체선정 결과를 오로지 통보받았음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4일, 의결에 대한 각 정 후보의 입장을 표명하는 자리에서 낭만 더하기 선본의 정후보는 인쇄업체 선정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자세하게 밝혔습니다.

지난 10월, 낭만 더하기 선본 측은 선거를 준비하던 중, 세칙 색도 부분에서 중운위 의결 후 삭제되었던 1도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중선관위장의 실수로 해당 부분이 수정되지 않았던 것인데요. 낭만더하기 선본 측은 세칙 개정을 요청했지만, 이미 학생팀과 흑백으로 가격 책정을 마친 상태에다 중선관위가 제시한 업체의 견적으로는 흑백의 정책 자료집밖에 제작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에 낭만더하기 선본 측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업체를 중선관위장에게 추천했습니다. 중선관위장은 추천을 받아들였고, 함께 학생팀과 인쇄업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낭만더하기 선본 측의 정 후보는 학생팀을 방문해 인쇄업체에 대한 이야기를 말씀드렸고 약 5분 후 중선관위장이 도착하며 함께 학생팀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학생팀 역시 낭만더하기 선본과 학생팀은 선거 개입으로 중선관위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며, 중선관위와 DOUBLE A 선본 측의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인쇄업체 선정은 교비, 즉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진행하는 것이기에 학생들은 협의의 대상이 아닐뿐더러 중선관위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낭만더하기 선본 측이 중선관위장보다 5분 먼저 학생팀에게 제안하고 합의했다는 DOUBLE A 선본 측의 주장에, 중선관위에서 낭만더하기 측 제안을 거절해 다른 견적서를 제출해도 최저가격입찰제도에 따라 구매팀에서는 ‘누가 먼저 오느냐’가 아닌 ‘단가가 낮은’ 것을 우선순위로 채택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중선관위의 주장대로 학생팀을 외부인으로 간주한다면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 제 15조 2항 10번에 따라 후보자 전원 자격 박탈로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책자료집이 1번 낭만 더하기 선본에만 제공된 것과 포스터 배분 역시 낭만 더하기 선본에게 먼저 제공된 점에 대한 DOUBLE A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낭만 더하기 측이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10월 30일 화요일, 먼저 후보자 등록을 마친 낭만더하기 선본 측은 중선관위장에게 포스터를 먼저 뽑을 수 있느냐고 문의하였고 중선관위장은 이를 승인했습니다. 이후 11월 1일 목요일, DOUBLE A 선본이 후보자 등록을 한 뒤, 중선관위장이 낭만더하기 선본의 정 후보에게 인쇄업체에 정책자료집 인쇄 주문을 넣어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습니다. 낭만더하기 선본의 정 후보는 이에 당일 오전 바로 주문을 넣었습니다.
11월 2일 오후, DOUBLE A 선본 측이 정책자료집 내 오타 수정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중선관위 측에게 “상대 정 후보님이 주문하셔서 수정 가능한지 여쭤보면 될 것 같다”라는 대답을 듣게 됩니다. 이에 DOUBLE A 선본의 정 후보는 곧바로 낭만더하기 선본의 정 후보에게 수정 가능 여부에 대한 문의를 하였고 낭만더하기 선본의 정 후보는 수정 요청을 인쇄 업체에 전달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사항들에 대한 진행은 중선관위장의 승인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논란된 사항은 인쇄업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낭만더하기 선본 측의 후보자격 박탈 이후에도 선거는 경선으로 취급되어 당시 개표가 일부 진행됐습니다. 개표 전, 참관하고 있던 언론사 측에서 “한 후보자가 자격 박탈을 당해 단선이 되면, 유효투표율인 33.3%를 넘기지 못했는데 왜 개표를 진행하느냐”고 문의하자 중선관위 측은 “후보자격 박탈은 중도에 사퇴한 것과 같은 것으로 판단하여 단선이 아니므로 투표율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박탈당한 후보자를 찍은 표는 무효표가 되며, 2인 이상 후보자로 나왔을 때에는 최다 득표자가 당선된다는 학칙에 근거하여 2번 후보가 1표라도 나오면 당선”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후보자격 박탈은 중도에 사퇴한 것과 같은 것으로 판단’한다는 내용은 세칙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문의한 결과, 후보자가 자격 박탈을 당할 시 후보자의 등록부터 무효처리가 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다른 대학의 비슷한 사례에서 바라보았을 때도, 두 후보자로 구성된 경선에서 한 후보자가 박탈이 되면 단선으로 취급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14일 오전 10시, 중선관위가 낭만 더하기 선본에게 처음으로 밝힌 박탈 사유는 세칙 제15조 2항 10번 “본회의 회원이 아닌 자가 선거 개입을 한다.”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박탈 사유에 낭만 더하기 선본 측은 본 회의 회원은 단국대학교 학우이므로 박탈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중선관위는 본회의 회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중선관위장이 법과대 교수와 면담한 결과 본회의 회원은 “단국대학교 학우”로 봐야 한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중선관위에서 세칙을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개표와 의결을 진행한 것입니다.

이러한 부실한 박탈 사유에도 중선관위는 박탈 결정을 취소하지 않았습니다. 박탈에 대한 의결을 뒤집으려면 이의제기가 필요한데, 이미 13일에 낭만 더하기 선본이 경고 판정을 통해 이의제기를 한 번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세칙 제 15조 3항 6번, “같은 사안에 대하여 두 번 이상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따른 것이었습니다.
낭만더하기 선본은 11일 DOUBLE A 선본 측의 이의제기로 경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 결정에 의문을 느낀 낭만더하기 선본 측은 13일 경고라는 판결에 대한 이의제기를 한 것인데요. 그러나 이 경고에 대한 이의제기에 대해 중선관위는 내부 의결을 거쳐 후보 자격 박탈이라는 통보를 내놓았습니다.

학우들은 낭만더하기 후보자의 갑작스러운 자격 박탈 소식과 선거 전면 무효화에 대한 통보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14일, 중선관위 측에서 선거 무효화에 대해 논의한 자세한 내용이 학우들에게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중선관위 측은 내부에서 의결을 하는 과정에서 언론사가 참관하지 않는 대신 회의록을 작성하여 공개하기로 했지만 약속된 회의록은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녹음본 공유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15일 총대위원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게시물에서도 논의 진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선거 무효화 이후 재선거 관련 공고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습니다. 세칙 제 27조에 따르면 선거무효에 해당될 때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2일 이내에 재선거를 공고하여 공고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재선거를 실시해야 합니다. 이에 중선관위장은 14일 오후 11시 50분경 선거 무효를 발표하면서, 당시의 발언은 공고가 아니며 추후 정식으로 재선거를 공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15일 업로드 된 게시물에서도 이와 같이 밝혔는데요.
하지만 중선관위에 공고 여부에 대해 문의한 결과, 정식으로 재선거에 대한 공고를 한 것은 15일이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어 재선거 일정에 대한 공고는 아직 논의 중이며, 후보자 등록 등과 같은 자세한 일정에 대한 물음에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이 없으니 논의 후 답변을 드리겠다.”는 대답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일 오후 9시 30분경, 중선관위는 선거 무효를 번복하며 기호 2번 더블 에이 선본의 당선을 공고했습니다.

중선관위는 법적 자문을 바탕으로 기호 1번의 추천 역시 개입에 포함되며, 포스터 주문 또한 허락한 부분에 있어 일부 책임이 있지만, 중선관위는 ‘간접정범’이 된다고 밝히며 낭만더하기 선본의 후보자 박탈에 대한 타당성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앞의 내용과 같이 중선관위는 학생팀으로 해당 추천 사항이 전달되기 전, 중선관위 차원에서 추천을 저지할 수 있었고, 또한 포스터 주문에 있어 기호 1번 선본의 선주문 요청을 저지할 수 있었으나 중선관위는 그러지 않고 모두 수용했습니다.

또한 선거 무효에 관련하여 관습법에 따라 유효하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에 번복한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대한민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자문에 의하면, 경선에서 1개의 선본이 자격 박탈을 당할 경우 남은 선본이 자동 당선이라며 기호 2번 더블 에이 선본의 당선을 공고했습니다.

진실 공방을 반복할수록 중간에서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하는 중앙자치기구의 무력함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공정성 논란에 대한 책임의 잣대는 누구에게 향해야 할까요? 디보이스 최한솔입니다.

영상취재: 이다연 영상기자
리포터: 최한솔 아나운서

이다연 영상기자 rmal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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