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캠 횡령 의혹 사건으로 살펴본, 우리 대학 감사시스템은?
천안캠 횡령 의혹 사건으로 살펴본, 우리 대학 감사시스템은?
  • 정리=김한길 기자 이병찬‧ 한예은 기자
  • 승인 2019.03.05 23:13
  • 호수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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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박두진 기자

 

 

횡령 방법은 일명 카드깡

실제보다 더 많은 돈 결제후 차액을 횡령하는 방법

이번 보람 총학생회 논란으로 재조명된 횡령 사건은 제약공학과 학생회의 내부 고발로 인해 밝혀졌다. 사건을 제보한 전 학생회 임원은 “2학기 개강총회 영수증을 학회실에서 우연히 발견했다영수증 내역이 조금 이상한 것을 느끼고 해당 학생을 조사한 결과 횡령 사실을 인정했다고 당시 사건을 설명했다. 결국 횡령 의혹 당사자는 학생회에서 물러나 허위결제로 부당하게 취득한 돈을 다시 복구했으며, 교내징계로 정학 2주와 교내봉사 2주를 받았다.

그렇다면 이번 횡령 사건은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횡령은 소위 카드깡의 방식으로 이뤄졌다. 카드깡이란 실제 계산보다 더 많은 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카드로 결제한 금액과 실제 나온 금액의 차액을 현금 혹은 계좌이체 등으로 수취하는 횡령 방법이다. , 실제론 결제 금액이 80만원이지만 가게 주인과 합의해 100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계좌나 현금으로 차액인 20만원을 받는 식이다.

해당 사건은 행사에 참여한 총 인원인 35명의 술값과 음료값이 비정상적으로 나온 점을 의심하고, 행사 참여 명단 35명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해 영수증 내역과 실제 행사 회식을 비교해 횡령 사실을 끌어낸 사건이다. 이렇듯 일반적으로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횡령 사건은 회식비·유흥비 등에 사적으로 사용하는 방식, 예산안에 따르지 않고 회비를 운용하는 방식, 지출대금을 일부 돌려받는 리베이트 형식의 횡령이 있으며 대부분 익명의 신고자 혹은 내부 고발로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지난 3, 간부 A 씨는 제약공학과 단체 채팅방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해명 글을 공개했다. 해명글에서 A 씨는 학기 초 행사 중 총대의원회로부터 행사 추진비를 현금이 아닌 계좌이체로 행사 참여 인원 각자가 납부하라고 했지만 공지를 받았을 당시 이미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불가피하게 현장에서 계좌이체가 불가능한 학생들만 일단 현금으로 선결제한 금액을 영수증 기록에 반영하려다 내역이 왜곡된 것처럼 보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징계 당시 실제 결제 금액과 영수증 내역과 차이가 있는 금액을 반환한 것에 대해선 회비 운용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에 책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사건을 고발한 제보자 B 씨는 첫 행사부터 행사참가비를 전부 계좌이체로 걷어야 함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총 5차례의 행사에서 같은 행위를 한 것선결제를 했다는 행위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고 처음 횡령 사실이 밝혀졌을 때 해당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일러스트 박두진 기자
일러스트 박두진 기자

 

 

 

취약한 우리 대학 감사시스템

익명의 신고자, 내부 고발로도 100% 입증 힘들어

해당 사건은 내부 고발이 감사까지 잘 이어진 사례다. 만약 해당 사건에서 영수증이 우연히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혹은 영수증 내역이 현장에 있지 않은 사람이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조작이 이뤄졌더라면 적발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해당 사건은 인원이 35명인데 반해 소주가 101, 맥주가 30병 등 제보자가 실제 참석자들에게 영수증 내역과 실제 회식 주문 내역 비교대조를 부탁했을 때 확연히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행사가 끝난지 일주일 만에 영수증을 대조했기에 빠른 대처가 가능했다.

따라서 만약 감사대상자와 감사자의 정보 불균형으로 인해 좀 더 교묘히 영수증 조작을 한다면 감사자는 횡령 사실을 알아채기 힘들다. 특히 학교와 같이 감사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않은 경우, 회계감사의 가장 핵심이 되는 증거의 수집과 평가를 영수증 내역과 기억에만 의존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또한 모든 예산 지출 파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에 죽전캠퍼스 총대의원회 강서연(건축4) 의장은 실제 예산을 어떠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이 없어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예산 사용 방식 및 가능 여부를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또 예산안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작성되기 어려운 문서이기 때문에 지출 기준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행사 직후 지출 내역 공개가 핵심

정기검사·감사총회 등 시스템 도입 필요

위와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을 가장 좋은 방법은 행사 참석자 간의 지출 내역의 투명한 공개다. 앞서 말해 체계적인 지출 증빙이 어려운 식비가 대부분의 사용 경비를 차지하는 경우는 특히 더욱 더 그렇다. 식비는 영수증 조작이 쉽고, 또 나중에 영수증 내역을 감사할 때 결제 내역과 실제 사용내역을 비교하는데 기억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행사가 시작하거나 끝난 직후 지출 내역을 바로 공개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서로 지출 내역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학회장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장지우(영어휴학) 씨는 학회비 지출 내용은 총대의원회에게도 정기적인 감사를 받지만 보다 효과적이고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신입생에게도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한 학기마다 감사총회란 것을 하여 신입생들에게 학회비 지출내용을 공개하며 보여주고 질문 등을 받았다고 투명한 지출 내역 공개를 통해 공금 횡령을 예방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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