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2회 대학문화상 운문(시) 부문 심사평
제 42회 대학문화상 운문(시) 부문 심사평
  • 단대신문
  • 승인 2019.03.06 22:00
  • 호수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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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 김지은(문예창작)
가작 : 유채은(한문교육)

심사위원 : 오민석(시인, 영미인문 교수), 임수경(시인, 교양교육대학 교수)

 

올해 유독 많은 투고작이 몰렸던 단국문화상 시 부문 심사를 진행하면서 여러 번의 아쉬움과 안도가 교차됨을 느꼈다. 소위 대학 이름을 내세운 문화(학)상인 만큼 기성시인과는 다른, 대학생만의 패기로운 완성도와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준 작품을 찾기 위해 꼼꼼히 읽어보았지만, 사실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확실한 완성도가 있는 작품들은 낯이 익었으며, 그에 반해 독창적인 목소리를 낸 작품들은 난해함과 위태로움으로 심사 내내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도를 했던 것은 몇몇 투고작들에서 내면의 사유와 세상의 작동원리를 소통시키려는 그들만의 노력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고민이야말로 앞으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할 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하여 오랜 고심 끝에 단국문화상 시 부문 대상으로 김지은(문창16)의 『마인트팰리스』외 4편을, 가작으로 유채은(한문교육17)의 『계곡유행』외 7편을 선정했다.


김지은의 『마인트팰리스』외 4편은 골고루 완성도가 있는 작품들이었다. 각 편마다 죽음에 대한 성찰이 화자의 연령대에 맞춰져 표면적으론 그다지 깊어 보이지 않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사유로 묵직하고 다양하게 접근된 시적 개성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유채은의 『계곡유행』외 7편은 자아를 통해 가족의 재발견 혹은 재해석이라 해도 무관하겠다. 여행을 떠나면서 태초부터 가졌던 물음을 세상에 던져놓고 다시 수거하는 과정을 통해, 늘 곁에 있었던 모든 존재를 다시 정의하고 가치를 확증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선정이 되지 않은 투고작들도 저마다의 장점과 사유가 충실해서 쉽게 손을 놓기 어려웠다. 다만 지금보다 독서량(또는 독서폭)을 늘린다면 단순 언어유희에서 발전되어 깊이 있는 시적 언어의 획득과 감각의 균형, 스킬의 안정까지 내실 있는 본인만의 개성을 완성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우리 대학생들에게 큰 기대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세상을 향해 힘껏 도약하는 그들이 삶과 세상과 시詩와의 공존법을 찾는 매력적인 빅피쳐를 그려줄 것을 기쁘게 기대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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