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앞 상권, 이대로 괜찮을까
우리 대학 앞 상권, 이대로 괜찮을까
  • 이병찬 · 금유진 기자 정리=김민제 기자
  • 승인 2019.03.13 00:49
  • 호수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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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중과 방학 유동인구 격차 심해··· 질적 개선도 힘든 상황

개강을 맞아 캠퍼스 내 분위기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 주변 상가에서는 여전히 불이 꺼진 채 비어있는 상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개중에는 이미 지난 방학 전부터 철거를 시작해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곳도 수두룩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제공하는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의하면 가장 대표적인 대학 상권인 신촌 상권(서강대·연세대·이화여대)의 유동인구는 7만6천985명이다. 이에 비해 단국대 삼거리(우리 대학 죽전캠퍼스) 부근의 유동인구는 9천224명으로 면적 대비를 감안해도 약 2배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유동인구 3만6천873명의 ‘보정동 카페거리’ 상권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단순히 타 지역 대비 유동인구가 적은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작년 기준 죽전캠퍼스 재학생 수가 1만1천여 명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우리 대학 앞 상권의 수익을 지탱하는 주체는 사실상 재학생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주말이나 방학 등 학교에 학생이 오지 않는 시기에는 상권 전체가 침체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인들이 이곳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학교 앞’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죽전캠퍼스 앞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A(43) 씨는 “학교 앞이면서 근처에 주거지역도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며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학기 중과 방학 중의 수익은 절반 이상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상권이 학교와 가깝다는 것은 주요 수요층이 보장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유동인구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에 효율적으로 대비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큰 약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게 유지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죽전캠퍼스 근처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근무하는 B 씨는 “임대료는 같은 학교 앞이라도 골목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며 “보통 학교 정문을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상권이 임대료가 가장 높고, 특히 학교와 바로 이어질수록 가격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임대료뿐 아니라 가게를 열 때 들인 창업비용 등을 생각하면 대부분의 가게는 현상 유지도 간신히 하는 정도일 것”이라며 “비싼 자리에서 한 잔에 1~2천원 짜리 커피로는 버티기 힘든 게 당연한데, 폐업해서 나가는 가게들도 이해가 간다”고 밝혔다.

 

▲ 임대 현수막이 걸린 빈 점포
▲ 임대 현수막이 걸린 빈 점포


한편 천호지 주변과 역말로 대표되는 천안캠퍼스 주변 상권은 본지 1180호와 1314호에서 제기됐던 상권의 규모가 작다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준형(공공관리·4) 씨는 역말 인근에 대해 “신입생 때와 비교했을 때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며 “다른 학교의 대학가와 달리 음식점과 카페 몇 군데가 고작이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찾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대중(환경자원경제) 교수는 이에 대해 “천안캠퍼스 상권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라며 “대학이 생기기 전 농민이나 지주들이 그대로 남아 원룸이나 음식점을 한 것이 요즘도 유지되고 있는데, 사업을 비교적 영세하게 시작한 것이 난개발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상권 자체의 규모도 크지 않고, ‘야우리’와 같은 중심상권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역말을 포함한 신부동 인근이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된 것 또한 주변 상권이 발달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다. 자연녹지지역이란 도시의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에 제한을 두는 지역으로, 이 지역 안의 건물의 경우 4층 이하의 높이까지 건축이 허용되고 공장시설 유치는 제한되는 행정구역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역말에 자연녹지지역이 조성된 것은 과거 그 주변이 농지였던 탓”이라며 “상황이 바뀌어 주거지와 대학가 성격이 강화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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