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백 주년을 맞는 해이다. 일제의 잔혹한 무단통치에도 굴하지 않고 온 국민이 독립을 외쳤고, 그 열망을 수용하여 한국 역사 최초의 민주공화제 국가인 대한민국이 선포된 지 꼭 백 주년이 된 것이다. 이를 경축하는 정부, 전국 지자체의 기념행사와 특집 방송 및 각종 언론의 기획 기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 대학도 동양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학술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단국대학은 올해의 거족적인 경축 분위기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독립운동가가 설립한 소중한 역사를 지닌 대학이기 때문이다. 단국대학의 설립자 범정 장형 선생은 신민회 시절부터 독립운동에 참가하여, 신흥무관학교 학생 모집을 위한 특무공작, 대한민국 임시정부 및 만주 독립군부대들을 위한 군자금 제공은 물론 태평양 회의에 대비한 임시정부 국내 거점의 주역으로 활동하였다. 해방 후에도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독립투사를 양성하기 위한 건국실천원양성소를 운영하였고, 전국통일학생총연맹을 조직하여 민족통일 운동에 앞장섰다. ‘단국’이란 교명도 해방 직후 백범이 추진하던 통일운동의 열망을 담아, 남북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었다.
범정 선생은 단국대학 설립 후 교무위원들에게 모두 독립운동사를 읽고 진정을 다해 학생들에게 독립정신을 심어줄 것을 당부하였을 정도로, 단국대학이 민족사학의 정수가 되기를 열망하였다. 범정 선생은 학생들에게 공부보단 건강, 건강보단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떨쳐 일어날 수 있는 정의감과 역사의식을 당부한 것이다. 범정 선생의 유지는 장충식 이사장이 이어받았다. 백범기념사업협회의 법인화, 백범기념관의 건립, 남북이산가족 상봉, 남북단일팀 깃발인 한반도기의 제정 등이 모두 장충식 이사장의 손에서 완성되었다. 5년 전부터 단국대 학생들은 국토대장정과 만주 답사를 통해서 설립자와 애국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계승하는 일을 정례화 하고 있다.
평화를 염원하는 인류 보편의 지향이 응축되어 바야흐로 남북통일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그리하여 온 민족이 열망하는 통일이 반드시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설립단계에서부터 임시정부의 법통성을 계승하고, 민족통일운동의 선편을 쥐어온 단국대학의 역사성과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이런 단국대학의 역사성을 직시하고, 한국현대사의 주인공으로서 단국대학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능력을 꽃피우도록 하자. ‘도전과 창조’는 단국대학의 독립정신이다. 지나온 백 년에 대한 역사적 자긍심을 갖고, 앞으로의 백 년을 이끌어 가겠노라는 새로운 다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