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미세하지 않은 미세먼지, 대책은?
결코 미세하지 않은 미세먼지, 대책은?
  • 이다현
  • 승인 2019.03.20 20:36
  • 호수 14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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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발암물질로 지정돼…피해 줄이려면 인식 개선이 우선
일러스트 신혜수 수습기자
일러스트 신혜수 수습기자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의 기승으로 올해부터는 미세먼지가 국가적 재난으로 인지되고 있다. 국회는 미세먼지 대책 법안을 통과시켰고 각 시, 도에서도 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다. 미세먼지는 현재 얼마나 심각한 상태일까.

환경부에서 밝힌 연도별 1월 초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해보면, 지난 2016년 1월 서울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7㎍/㎥였다, 2017년 1월은 32㎍/㎥, 2018년 1월 32㎍/㎥, 2019년 1월 38㎍/㎥로 해마다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수도권의 하루 평균 농도를 보면 지난 13일 83㎍/㎥, 14일 129㎍/㎥, 15일 82㎍/㎥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제도 시행 이래 최고치였다. 초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도 심각했다. 올해 1월, 수도권의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66㎍/㎥로, 이 역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세먼지가 1급 발암물질? 얼마나 위험한 걸까

미국 시카고 대학 연구소의 ‘대기 질이 수명 단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전 세계 인구 1인당 기대수명을 20개월씩 단축시키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피해는 완벽하게 예방할 길이 없고 피해가기도 어렵기 때문에 흡연, 음주, 심지어 에이즈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미세먼지는 눈, 코, 폐 등 전신에 문제를 일으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자가 매우 작아서 몸속에 침투하기 쉽기 때문인데, 코나 입에서 걸러지지 않아 피부층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몸속 혈관을 타고 퍼져 곳곳에 각종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심하면 폐암이나 심근경색을 유발하고 태아의 발달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을 만큼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는 심각하다.

대학 내 미세먼지, ‘대책없음’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의 미세먼지 대책은 미비하다. 개강일인 지난 4일 이후, 총 8회의 미세먼지·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그러나 야외 시설물 신청 횟수는 평균적으로 시설물 당 총 8회의 경보 중 5회에 이르렀다. 부산대의 경우 미세먼지 수치가 높게 책정되는 날에는 외부 시설물을 이용할 수 없도록 신청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을 방지할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 학사팀 관계자는 “아직 야외 활동 규정에 관해 기획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정부도 최근에야 미세먼지를 재난 상황으로 파악한 만큼 우리 대학도 대응책을 논의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세먼지 대책의 부재는 우리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대를 포함한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에 위치한 13개 주요 대학 모두 관련 대책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까지는 관련 세부 지침이 없어 자체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발 빠르게 대처한 대학도 있었다. 선문대는 지난 7일, 학생들이 미세먼지에 대해 바로 알고 학습한 대응 요령으로 건강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자 ‘미세먼지 바로알기’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선문대 관계자는 “본 캠페인을 매달 2회 정도 실시해 미세먼지에 안일한 학생들의 의식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영남이공대는 지난 11일, ‘학생 건강 우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재학생들의 건강한 대학 생활을 돕고자 계획된 프로젝트에서는 교직원 및 총학생회와 간호대학 학생 등 50여명이 등굣길 재학생을 대상으로 2천개의 마스크를 나눠줬다. 이와 함께 간호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호흡기 질환 예방법과 봄철 건강관리 안내장을 나눠 주는 등 건강 캠페인도 함께 진행했다.

타 학교의 대응책 마련에 대해 진인선(공공관리·4) 씨는 “우리 대학도 교내에서 마스크 배포나 공기청정기 설치 등 관련 대응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대학 죽전 캠퍼스 총학생회는 “교육 환경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미세먼지 관련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의 이용이 잦은 교내식당이나 도서관, 휴게실 등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먼지 바로 알고 대응하기

하지만 학교의 대책 마련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우리의 의식 개선이다. 보건복지부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 외출할 땐 의약외품 보건용 황사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가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작 이를 실천한 사람은 설문 전체 인원 중 48.7%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몸, 특히 폐에 치명적이다.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망가트리고,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며 기침이 발생해 호흡도 힘들어진다. 초미세먼지는 폐에 바로 침투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은 마스크 착용이지만, 마스크를 선택하는데도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몇가지가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는 의약외품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부직포나 면으로 제작된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에 효과가 없다. 따라서 유해물질 방지 마스크에 쓰여 있는 KF(숫자)를 확인해야 한다. KF란 Korea Filter(코리아 필터)의 약자로 식약청에서 인증을 받았다는 의미다. 황사 마스크인 KF80은 0.6㎛ 입자를 80% 정도 막아주며 KF94는 0.4㎛ 크기의 입자를 94%, KF99는 99%를 걸러준다. 미세먼지에 대응하려면 KF80 이상 마스크를 써야 하며 미세먼지보다 작은 초미세먼지까지 막으려면 KF94 이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KF가 높은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막는데 유용할 뿐 인체에 좋은 영향을 가져오진 않는다. 그만큼 호흡하기 힘들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 스스로가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노폐물을 배출해주는 수분, 비타민 등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행동 요령이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절박한 상황으로 인지되는 만큼 학교는 대응 방안과 함께 의학적 대처 방법과 구체적인 행동요령을 만들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제시하고, 미세먼지에 대한 안일한 생각을 개선하도록 돕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학생들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과 의식의 개선이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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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acodm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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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2019-03-23 00:00:35
천안인데 진짜 개빡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