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그림의 힘
  • 이다현
  • 승인 2019.03.20 20:37
  • 호수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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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최상의 황홀
▲ 구스타프 클림트, 꽃이 있는 농장 정원, 1862
▲ 구스타프 클림트, 꽃이 있는 농장 정원, 1862

선물의 브랜드, 아니면 실용성이 중시되는 요즘은, ‘꽃 선물’이 돈 낭비라며 곧 시들어버리는 꽃이 무슨 효용이 있느냐는 슬픈 말도 들려오곤 합니다. 하지만 꽃 선물이 왜 효용이 없나요. 치매 환자나 암 환자, 호스피스 병동의 환자 등이 특히 좋아하는 것이 꽃입니다. 아무래도 꽃이 갖고 있는 색상과 향기, 그리고 무엇보다 생명력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미술치료를 받으러 온 스트레스 상담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도 바로 꽃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꽃이 덩그러니 하나만 핀 게 아니라 종류별로 아주 많이 풍성하게 피어 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의 절대적인 부족을 느끼는 이들이 이 그림에 더 황홀감을 느낍니다. 돈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이들은 “아아……이게 다 돈이었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하곤 하거든요.

다양한 꽃이 가득한 것만으로도 좋지만, 이 그림은 특히 명도 대비가 큰 색들의 활용으로 우리에게 에너지를 전해줍니다.

명도는 색의 밝고 어두운 정도를 말하는데, 색 그 자체에서보다 주변과 비교되었을 때 더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그냥 붉은 참치회만 있는 경우와, 참치회가 까만 접시에 올라온 경우를 한 번 상상해보세요. 뒤의 경우가 훨씬 강렬하고 먹음직스럽게 다가오지요?

시각적인 감각은 단지 보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입맛이나 냄새, 듣는 것에 총체적으로 영향을 주는 등 느낌의 70~80%를 좌우하지요. 그래서 명도의 대비가 클수록 사람의 시신경이 자극되고, 심리적으로 훨씬 에너지를 갖게 합니다.

우리가 일을 할 때 한꺼번에 몰아쳐서 온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지요. 저 역시 그 당시에는 일이 너무 많다고 느낄 때가 있었는데, 조금 힘들더라도 역동적인 자극을 주는 그림을 보면 에너지가 쏟아짐을 느낍니다.

이 그림에는 자연풀밭처럼 편안한 초록 바탕에 명도 대비가 가장 큰 빨간색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여기에 태양 같은 활력을 주는 해바라기의 노랑, 깨끗하고 밝은 흰색도 불쑥불쑥 다가와 다양한 시각적 자극을 줍니다.

이를 연인에게 꽃 선물을 할 때도 참조할 수 있겠지요. 상대방이 지쳐 있다면 명도 차이를 크게 둔 색들을 조합하여 ‘에너지 꽃다발’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선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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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acodm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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