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당’이 필요 없는 사회
‘할당’이 필요 없는 사회
  • 김혜우(국어국문·3)
  • 승인 2019.03.21 23:22
  • 호수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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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평등한가?

 

 

지난 8일,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시내 곳곳에서 노란 장미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세계 여성의 날’이란 1908년 3월 8일 여성 노동자 1만 5천여 명이 모여 빵(정당한 임금)과 장미(인권)를 요구하던 날에서 유래한 기념일이다. 한국 또한 작년부터 3월 8일이 법적 기념일인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됐다.

 


여성의 날 당일, 한국에서는 많은 여성이 권리를 찾고자 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중 하나가 ‘여성 할당제’이다. 여성 할당제란 직업에서 여성에게 일정 부분을 배분하는 제도로, 현재 찬반이 나뉘어 뜨겁게 의견이 오가고 있다. 

 


계속해서 논란이 되는 미투 운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 사회는 아직도 성차별이 존재한다. 물론 비율을 정해 여성이 무리 속의 다수가 되더라도 성차별이 사라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성차별로 인한 성폭력은 권력에 의해 행해지는 경우가 많고, 그를 막기 위해서는 여성도 수를 늘려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여성이 성차별로 인해 사회에 진출할 수 없었던 건 예전이며, 현재 문제 되고 있는 폭력적인 남성들의 문화도 2030세대와는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지금의 기업은 능력이 있는 사람을 원하며, 남성이든 여성이든 능력만 있다면 성별과 관계없이 채용될 것이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채용의 과정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떨어지는 현상은 적어도 지금 세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 측의 의견을 살펴볼 때, 찬성 측의 전제는 ‘불공평한 구조 속에서 위로 올라갈 수 없었던 유능한 여성이 올라간다’일 것이고, 반대 측의 전제는 ‘무능한 여성이 불공정하게 올라간다’일 것이다. 둘 다 능력에 따른 채용과 승진을 원하면서도 엇갈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있었던 불공정함에 대한 억울함과 과거의 책임을 현재 세대에게 지우는 상황에 대한 억울함이 맞부딪히니 도저히 결론이 날 수가 없는 것이다.

 


사실 여성 할당제의 최종 목적은 공평한 채용과 승진에 있다고 본다. 공정한 기준과 결과를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성별의 구분은 사라져야 한다. 결국은 누군가에게 특별히 ‘할당’해야 한다는 얘기조차 나오지 않는 사회가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제시된 여성 할당제에 대한 의견이 상반되는 이유는 현재 사회가 평등한가에 대한 의견 또한 상반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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