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 단대신문
  • 승인 2019.04.03 00:27
  • 호수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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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미국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1993년 연출한 영화의 제목이다. 오래된 작품이지만 꼭 찾아서 시청하기 바란다. 가족의 의미와 그 구성원들의 삶, 인생을 아주 담담히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생각이 깊어지는 영화다. 전개되는 장면도 무척 아름답다.


개신교 목사 아버지를 둔 형제가 주인공이다. 우애 넘치는 형제는 성인이 되어가며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여느 삶이 그렇듯 그들의 간극은 더욱 커지고 형제간 소통의 거리도 멀어진다. 동생의 비극적인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삶의 잔인함, 체념 그리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마음. 다른 이의 삶은 흐르는 강물과 같다. 그 삶은 눈 앞에 분명히 보이지만 잡을 수도, 멈추게 할 수도 없다. 그저 각자의 속도로 흘러갈 뿐이다. “완전한 이해 없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말미에 두 형제의 아버지가 남긴 대사다.


흐르는 그 강물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사랑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잡아놓고 소유하거나 또는 원하는 대로 바꿀 수는 없다. 그것은 흐르고 있어서… 이 영화의 시선은 아버지와 형의 것이다. 동생인 브래드 피트의 삶을 관조하는 제 3자의 것이다. 흐르는 강물을 있는 그대로 애정을 가지고 사랑하되 본인들의 욕망을 투사하지 말라는 함의가 깔려있다. 아마도 강산이 한 번 변하는 세월 이상을 교직에 몸담은 분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 생각한다. 학생이 선생 맘같이 되던가? 흐르는 강물처럼…
신학기가 시작됐다. 총학임원들, 각 학과의 학생대표와 학년 대표들이 결정되고 학생들은 그들의 천국을 꿈꿀 것이다. 충분히 그럴 권리가 있다. 아니다 그건 학생으로서의 의무다. 그들이 학교의 주인이며 주인공이다. 대학과 교수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학생들 때문이다. 새로운 에너지들을 가지고 학업계획을 세우고 더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대학과 학과에 의견도 내어보는 시기다. 호기롭게 모두들 첫 모임도 갖고 토론과 의견개진을 한다. 분주한 학기 초가 지나고 중간고사, 축제를 지나, 기말고사로 학기가 마무리된다. 방학으로 숨을 돌리고 2학기가 시작된다. 조용하다. 중간고사가 지나가고 체전이다. 조용하다. 기말고사 그리고 조용히 한 학기가 마무리된다. 방학이 지나 새 학기가 온다. 새내기들이 들어오고 학과의 대표들과 학년 대표들이 결정된다. 반복된다. 흐르는 강물처럼…


대학은 항상 그 자리에 있고 학생들은 지나간다. 강물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강물이 변화 없이 흐르는 물이라면? 변화 없는 반복은 생명이 없는 것이다. 살아있는 강물은 끊임없이 토사를 운반하며 강폭과 깊이를 변화시키며 방향을 바꾸기까지 한다. 도도한 강의 흐름을 막아서 생긴 여러 가지 문제들을 4대강 사업을 통해 보지 않았는가? 흐르는 강물이지만 변하는 강물이 되자. 반복하되 이전 것을 이어받아 발전시키고 더 깊은 논의가 되게 하자. 그러면 지형이 바뀌고 구조가 바뀐다. 그것이 강물 같은 학생의 미덕이다. 그 미덕이 대학을 긴장하게 하고 선생을 긴장하게 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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