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다
  • 단대신문
  • 승인 2019.04.03 00:27
  • 호수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생사회의 위기


◇ 지난달 27일, 죽전캠퍼스에서 전체학생총회가 개최됐다. 이번 총회는 2년 만에 열린 행사인 데다 우리 대학 학생회칙에 명시된 본회의 최고 의결 기구로서 단국의 모든 재학생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기회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그러나 정족수 미달로 제대로 의결도 맺지 못하고 끝난 행사는 현 학생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본 회의 안건의 의결이 성립되지 않은 것 보다 문제는 바로 학생들의 태도였다. 대화하자는 슬로건을 내걸며 소통이 이뤄질 기회임이 무색하게도 자리를 잡은 학생 대부분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꽃피우느라 바빠 보였다. 그렇게 진지한 태도를 찾아볼 수 없었던 총회는 무대에 선 학생회장과 관계자들의 목소리만 허공으로 공허하게 퍼져나갈 뿐이었다.


◇ 학생사회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서울시 내 35개 대학 중 8개교는 학생자치를 이끌어갈 총학생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건 학생들의 무관심이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하는데 학생들은 더 이상 학생사회를 사랑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외면하는 게 옳다고 여겨지는 사회가 됐다. 학점관리, 자격증, 취업 준비 등 학생사회에 투자할 사랑은 그들에게 사치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각 대학의 총학생회는 애가 탄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복지 행사나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그런데도 학생들의 관심은 순간적인 불꽃에 불과할 뿐이었다.


◇ 해마다 학생 자치 선거에서는 후보 등록 미달이 늘어나고, 단일 후보로 진행되는 총학 선거가 익숙한 일이 됐다. 총학이 없는 다른 대학은 비상대책위원회라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단어까지 익숙해졌다고 한다. 익숙함에 무뎌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위기가 아닐까. 우리는 이러한 현상에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 단순히 한 기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낼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 ‘학문 연구의 상아탑’이던 대학은 직업 양성소로 전락하고 있다. 학생들은 무한한 경쟁 관계와 파편화된 개인주의를 형성하며 각자의 고된 길을 나아간다. 그러나 그럼에도 학생들이야말로 건강한 민주주의 학생자치를 만들어갈 유일한 해결책이다. 진정한 사회로 나가기 전 예비 사회를 맞이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자. 우리는 올바른 사회로 나갈 중요한 출발점 위에 서 있다.

 


<慜>

단대신문
단대신문 다른기사 보기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