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자율화와 교복자율화
두발자율화와 교복자율화
  • 박상엽
  • 승인 2019.05.09 19:07
  • 호수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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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시선 45. 학생인권

 

 

● [View 1] 학생인권단체 인권운동가 A 씨
최근 중·고교생 두발자율화와 교복자율화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졌다. 두발자율화와 교복자율화는 과거 1983년 전두환 정권 시기 잠시 시행된 것을 제외하면 처음 시행되는 정책이다. 게다가 당시 두발자율화는 머리길이만 자유일 뿐 파마와 염색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에 시행되는 두발자율화는 머리길이 뿐만 아니라 파마와 염색까지도 모두 허용된다. 진정한 의미의 자율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두발과 복장 규제는 학생이 학생임을 보여주는 최전선이라는 주장이 강했다. 그러나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학생의 자유는 기본권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선언하면서 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던 중 2010년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되면서 두발과 복장의 자율화에 대한 목소리가 힘을 갖게 된 것이다.
기성세대는 ‘학생은 학생다운 모습을 유지해야한다’고 말하며 우려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두발과 복장의 상태를 탈선 혹은 학업부진과 연관시키는 것은 잘못된 시선이다. 하나의 표현수단으로, 자기 자신을 정립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이러한 두발과 복장의 자율화는 학생들에게 존중돼야 한다. 

● [View 2] 교사 B 씨
 최근 두발자율화와 교복자율화가 공론화 되고, 시행된다는 소식에 많은 학생이 이에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 교사로서 우려의 시선을 표하는 바이다. 두발과 교복의 제한이 존재함으로써 학생들은 빈부의 구별 없이 동등한 용모로써 학생 신분을 보장받을 수 있음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0년 제정된 ‘학생인권조례’는 제9조 항목에서 ‘학생 복장에 있어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준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성의 부여는 당시 ‘등골브레이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학생들 사이에 비싼 옷을 입는 풍조를 만들어 냈다. 이에 더 나아가 학생들에게 파마와 염색까지 허용된다면 학생들은 더욱 자신의 용모를 뽐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출할 것이다.
학생들은 성인들에 비해 외부의 영향에 쉽게 흔들린다는 점을 간과 할 수 없다. 만약 이러한 자율화가 통과된다면 학생들은 기업 마케팅의 표적이 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두발과 복장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두발과 복장에 대한 규제로 학생들의 자유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학생들에게 주어진 무분별한 자유가 과도기 학생들의 방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청소년 생활의 반경을 어느 정도 보장하고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다.

● [Report]
서울시 교육청은 학생들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고자 교복 입은 시민의 복장, 두발 등 용모에 있어서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인정하고자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를 거처 점점 사회의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풍토로 변해가고 있는 지금, 이러한 변화의 목소리는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우리나라의 교복 역사는 1886년 이화학당 때부터 시작된다. 1968년에는 정부에서 ‘중학교 무시험진학제도’를 발표하면서 시·도별로 교복의 모습이 획일화됐던 시기도 있었다. 그리고 2010년 ‘학생인권조례’를 거쳐 2019년 지금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새로운 교복 역사를 만들려 하고 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기위한 움직임, 그 방향키를 움켜쥔 사람들의 뜨거운 언쟁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3년 일제문화의 잔재를 없애기 위해 두발자율화와 교복자율화를 시행한 적이 있다. 이러한 자율화는 1985년 교복 자율화 조치가 보완되면서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다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그 이유는 두발과 교복의 제한이 일제의 잔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이치에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근 100년간 유지됐던 교복의 역사가 학생들의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혀 학생들의 표현 자유를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비판의 시각을 보인다. 포스트모던 시대를 거쳐 변해가고 있는 사회, 이제 학생들에게도 각자만의 개성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교육계, 변화하는 세대에 맞춰 새로운 도약을 향한 발돋움일지 아니면 자유라는 명목 아래 시행되는 무질서일지 앞으로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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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inkle@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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