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 조던 B.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인문 - 조던 B.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 김한길
  • 승인 2019.05.14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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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있는 서재 37. 성공한 바닷가재가 되기 위한 열 두 가지 법칙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좋은 지침을 내려주고 활력을 불어넣어 줄 책이다"

저 자 조던 B. 피터슨

책이름 12가지 인생의 법칙

출판사 메이븐

출판일 2018. 10. 3

페이지 p.552

 

대형 서점을 들어서면 베스트셀러 자리엔 힐링 서적들이 꽂혀있다. 지나친 성공지상주의를 지나고 경쟁에 신물이 난 현대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힐링 서적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시험에 떨어졌을 때 공부를 안 해서 떨어졌다는 말보단 괜찮다며 위로해주는 것이 더 나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말들은 딱 그때뿐이다. 눈물을 닦고 난 뒤 세상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 피터슨은 시험에 떨어진 우리에게 전혀 괜찮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에게 힐링대신 스탠딩을 요구한다. 그가 제시한 12가지 인생의 원칙 중 첫 번째는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그는 그래야 하는 이유를 수컷 바닷가재의 경쟁을 예시로 매우 과학적인 근거를 든다. 한 번 경쟁에 실패한 바닷가재는 무기력함을 유발하는 옥토파민이 분비돼 다음 경쟁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쟁에 뒤처진 서열이 낮은 바닷가재는 움츠러들고 다른 바닷가재가 건드려도 목숨을 보전하는 것에 만족하며 번식도 포기한다. 서열이 낮은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는 인간도 마찬가지로 패배자의 자세를 갖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은 그를 패배자라고 보고 그에 맞게 대우받는다고 말한다.

저명한 심리학과 교수이며 유튜브 구독자 150만 명을 보유한 그는 현실적인 열 두 가지 조언을 우리에게 남긴다. 그의 조언은 매우 경험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친다. 그는 인간은 그대로 온전하다며 교육과 훈육을 부정적으로 보는 포스트 모더니즘을 강력히 비판하는 태도를 갖는다. 또 마약중독자였던 자신의 친구를 소개하면서 왜 사람을 가려 사귀어야 하는지를 설득한다. 이처럼 새롭고 불편한 이야기들을 논증적 근거를 들어가며 열두 가지 법칙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든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자기계발서지만 자기계발서 답지 않다. 단순히 꿈을 꾸기만 하면 이뤄진다는 흔한 내용 대신 분명하고 구체적인 삶의 태도와 방법을 알려 준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의 내용과 논리 전개 또한 복잡하고 이해하기 쉬운 편은 아니다. 독서 후기에 자기계발서보단 철학서에 가깝다는 불만 아닌 불만이 많은 것은 이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래도 어렵고 깊이 있는 내용에서 얻을 수 있는 깨달음에서 오는 울림은 이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매력이다. 더 이상 이 가혹한 현실 속에서 계속된 실패에 익숙해져 찌질하게 움츠려있는 바닷가재로 살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의 첫 장을 넘겨보는 것이 어떨까.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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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lyoneway@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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