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그림의 힘
  • 이다현
  • 승인 2019.05.15 17:09
  • 호수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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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어떻게 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까
▲ 폴 세잔, 귀스타브 제프루아, 1895
▲ 폴 세잔, 귀스타브 제프루아, 1895
▲ 토마스 비크, 서재의 학자, 1616~1677
▲ 토마스 비크, 서재의 학자, 1616~1677

이번에 여러분께 추천할 그림은 책상 앞에 앉고 싶게끔 만드는 두 작품입니다. 폴 세잔의 그림과 토마스 비크의 그림, 둘 다 한 남자가 책상에 앉아 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두 그림의 분위기가 꽤 다르답니다. 어느 그림이 더 자극이 되나요?

공부나 일을 하다보면 아직 다 못 끝마쳤는데도 책상에서 나오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지요. 그렇게 한 번 박차고 나오면 돌아가기 싫은 곳이 또 책상입니다. 특히 남들 다 노는 휴일이나 명절, 연말연시에는 더욱 그러하죠.

책상을 뛰쳐나가게 만드는 것은 일종의 유혹입니다. 어찌 보면 공부의 가장 큰 적이라고도 할 수 있기에, 이런 유혹을 떨칠 수 있게 돕는 그림을 이번에는 두 점을 골라 소개해봅니다.

먼저 폴 세잔의 그림을 보세요. 근엄한 표정의 남자가 정면, 즉 우리를 똑바로 쳐다봅니다. 자신이 먼저 정자세로 책상에 앉은 뒤 “자, 당신도 이제 책상 앞에 앉아야지?”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무채색에 가까운 한 톤 차분한 색상에 배경에 있는 책꽂이에는 책이 아주 가지런하게 꽂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지적인 분위기이므로, ‘아 나도 빨리 책상 앞에 앉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합니다.

반면 토마스 비크의 그림은 어떤가요? 책상은 정돈되지 않은 채, 창가에도 이런 저런 물건이 놓여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리가 잘 안 된 방이에요. 남자 위로 드리워진 파란 천마저 대충 걸려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매우 집중하며 책을 읽고 있죠. 때문에 덩달아 보는 사람도 뭔가에 집중해야 할 것만 같은 심상을 전합니다.

공부에 왕도가 없다고 하지만 저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환경과 방법을 찾는 것이 왕도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성향에 맞는 왕도를 찾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상 앞에 앉게끔 만드는 그림’으로 이렇게 두 작품을 선정해보았습니다.

차분하고 계획적인 사람이라면 폴 세잔의 그림이 어울릴 것이고, 자유롭고 꽉 짜인 규칙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토마스 비크의 그림이 어울릴 것입니다. 둘 중 하나의 그림을 감상함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공부 의욕을 키우기 바랍니다.

 

김선현 작가

이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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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acodm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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