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봉투를 든 승객이
쓰레기를 바닥으로 떨어뜨린다
뾰족한 생선 바늘이
투명한 비닐 밖으로 튀어나와
그녀의 종아리에 닿을 듯 닿지 않는다
층수의 무게만큼
사람들이 밀려오고
승강기가 새로 채워질 때마다
반쯤 열린 문은 순식간에 닫힌다
닫힘닫힘닫, 힘
열림열림열, 림
어느 한쪽이 기울어져 필라멘트처럼 끊기지 않게
그리고 내일,
또 내일
종량제 봉투를 들고
열림 버튼을 누른 뒤
우리는 또 여기서 만나기로
제자리로 돌아온 문이 열린다
천천히 밖으로 나오던 승객이 제 발에 꼬여 넘어진다
날카로운 생선 바늘이 문틈에 꽉
쏟아진 음식물 쓰레기 국물이 사람들의 발걸음에 따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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