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이 주체가 되는 축제를 기대하며
재학생이 주체가 되는 축제를 기대하며
  • 단대신문
  • 승인 2019.05.15 22:57
  • 호수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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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는 계절, 이 시기 대학에서는 축제가 시작된다. 대학이 사회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에 대학 축제도 사회의 변화에 따라 큰 변화를 겪어왔다. 대학 축제의 기원으로 궐희(闕戱)를 비롯한 조선시대 성균관의 놀이가 언급되곤 한다. 서구식 대학의 모습이 갖추어진 해방 이후부터 1960년대까지 대학 축제는 ‘연극제’, ‘포크댄스’ 등 서구 대학의 축제를 모방하는 수준이었다. 1970년대에도 ‘메이퀸 선발’과 ‘쌍쌍파티’ 등이 계속되자 이에 대한 반발로 전통문화에 기반을 둔 ‘마당극’이나 민속놀이가 공연되기도 했다.

 

대학이 민주화운동의 열기에 휩싸였던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대학축제는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가 표출되는 장이기도 했다. 축제에 시위가 동반되었으며 이름도 ‘대동제(大同祭)’로 바뀌었다. 우리 학교에서도 천여명 이상의 학생이 모여야 할 수 있다는 영산줄다리기를 하기 위해서 짚으로 만든 새끼줄이 운동장을 뒤덮었고, 줄다리기를 마친 새끼줄로 불을 피워 밤을 새우기도 했다. 
학생운동이 퇴조하고, 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대학의 축제는 다시 오락적인 요소가 배가되기 시작하였다. 대학문화가 퇴조하면서 연예인들이 초청되었고, 재학생들은 관객에 머물렀다. 학술행사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주점을 중심으로 먹고 마시는 일이 축제의 주요한 행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주점이 운동장을 가득 메웠으며, 축제 기간 내내 불야성을 이루었다. 

 

연예인과 주점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대학 축제가 최근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주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서 사회적인 지탄을 받게 되자 행정적으로 주류와 음식 판매를 금지하여 더 이상 주점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제 대학 축제는 억대의 출연료를 받는다는 가수들의 공연이 주요한 행사로 자리 잡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대학의 축제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해왔다. 이전까지의 변화가 대학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것이었다면 최근의 변화는 대학 외부의 간섭과 통제에 의한 것이라는 데에 차이가 있다. 물론 이런 변화는 그동안 대학 축제가 보여주었던 몇몇 우려스러운 모습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대학의 축제가 외부의 간섭과 통제로 제한된다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 스스로 우리의 축제에 대해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축제를 주최하는 학생회를 중심으로 재학생들이 스스로 참가할 수 있는 축제가 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과별, 학년별 행사의 발굴과 지원이 필요하다. 기획단계에서부터 공모 등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전문가 등의 도움으로 새로운 축제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이 재학생이 주인이 되는 축제로 가는 첫걸음일 것이다. 재학생이 주체가 되는 축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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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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