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한순간, 그러나 고통은 영원하다
사고는 한순간, 그러나 고통은 영원하다
  • 단대신문
  • 승인 2019.05.15 22:57
  • 호수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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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운전

 

◇ 사고는 한순간이다. 이는 지난 12일, 경남 양산 통도사에 발생한 교통사고를 통해 더욱 실감할 수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위해 절로 향하던 13명의 방문객이 김모 씨가 몰던 차량에 한꺼번에 치여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평화로운 점심시간, 죄 없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고를 겪은 것이다. 경찰은 운전자의 나이가 75세인 것을 고려해 ‘고령자의 운전미숙’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다. 작년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사고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였다. 이와 같은 고령 운전 사고로 인한 피해는 해가 갈수록 증가한다.

◇ 다른 나라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세계 전체가 고령화로 접어들며 각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특히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사고 해결책이 오랜 숙제로 남아있다. 일찍이 지난 1998년부터 면허 반납제를 도입하고, 75살 이상 운전자에 대한 치매 검사와 자동 브레이크 설치 의무화 등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작년 일본에서 사망사고를 낸 고령 운전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사고 수가 증가하는 암울한 현실이다.

◇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비율도 지난 2016년부터 10%를 넘어섰다. 고령 운전 사고는 다른 교통사고보다 사망 발생률도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75세 이상 면허 갱신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고 국내 일부 지자체에서 면허 반납 시 교통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인지반응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가 운전 중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취약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생계와 인권 등 현실적인 상황과 복잡하게 맞물리며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 지난달 일본에서 고령 운전 사고로 인해 한 남자가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아내와 3살된  딸을 잃었다. 남자는 “한순간에 미래를 빼앗기고 말았다”며 “억울함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눈물을 쏟아냈다. 이는 고령 운전 면허에 대한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사고는 한순간이지만 고통은 영원하다. 그리고 그 고통은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닥칠지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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