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을 특별함으로 바꾸는 여행의 힘
익숙함을 특별함으로 바꾸는 여행의 힘
  • 금유진 기자
  • 승인 2019.05.23 00:33
  • 호수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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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미치다 조준기(31) 대표

Prologue

페이스북 191만명 좋아요, 인스타그램 83만명 팔로우, 유튜브 30만명 구독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여행 콘텐츠의 대표 주자 ‘여행에 미치다’. 세상을 좀 더 알고 싶은 한 청년의 열망으로 탄생한 여행에 미치다는 이제 국내 최대 여행 커뮤니티로 자리 잡아 여행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의 시간을 훔치고 바쁜 생활에 지친 직장인들의 퇴사 욕구를 자극한다. 일상을 여행으로 바꾸는 각양각색의 사진과 영상 콘텐츠로 삶의 여유를 불어넣는 주인공, 조준기(31) 대표를 강남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SNS를 기반으로 사진이나 영상 같은 콘텐츠를 만드는 공간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그룹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회사 대표로서는 총 16명의 직원과 함께 여행 회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 여행을 직업으로 삼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5년 전에 페이지를 처음 개설했다. 그때는 나도 여타 다른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스펙이나 자격증에 목매는 취업 전쟁을 겪었고, 명확한 꿈도 없어 항상 좋은 대기업을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남들과 너무 똑같은 이 길을 갔을 때 내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만이라 한번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 페이지를 만들었다.

▶ 여행을 다루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한국인에게 여행이라는 요소는 사치재로 여겨진다. 가령 옷이나 의류 같은 일상적인 것들은 매일 소비 하지만 여행은 일 년에 한두 번 큰마음을 먹고 다녀오는 형태이다. 다른 유럽이나 선진국은 주말에 가족들이랑 잠깐 어딜 나가거나 저녁에 근교에서 커피 잠깐 마시고 온다거나 하는 일상에서 이뤄질 수 있는 요소가 여행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취업에 대한 압박감이라든가 결혼 후 줄어든 여유 탓에 이런 것들이 없다. 이런 부분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여행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이 여행이라는 소재를 친숙하다고 느끼고 좋은 영향을 얻길 바라는 마음이다.

▲ '여행에 미치다' 직원들과 함께 촬영 중인 조대표
▲ '여행에 미치다' 직원들과 함께 촬영 중인 조대표

 

▶ 인터넷상에서 사내 파격적 복지로 화제가 되고 있다. 특별히 차별점이 있다면.

가장 좋은 복지란 쉴 때 쉬고 서로에 대한 존중, 날짜 맞춰 들어오는 월급처럼 기본적인 것을 해소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타 회사에 비해 엄청 큰 복지를 갖고 있지는 않더라도 직원 하나하나가 그 사람의 주체성이나 창의성을 발휘하고 활용해 다른 영역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또한 경력 3년 차가 되면 최대 2주까지 휴가 연차를 쓸 수 있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특별한 것 같다. 아, 맥주를 자유롭게 마실 수 있다는 점도 들 수 있겠다.

▶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졌다. 힘든 점은 없었나.

어르신들이 항상 하시는 말씀처럼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은 어렵다고 느낀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출장도 가야 하고 콘텐츠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차피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면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받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받는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자신이 가진 업무를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들을 해나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그 과정 자체를 즐기기에 힘들어도 즐겁게 해나갈 수 있는 것 같다.

▶ 여행이 주는 진짜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한 공간과 사회 집단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본래의 ‘나’를 잊고 상대가 정의하는 자신의 모습에 안주하거나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정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이 ‘여행’ 그러니까 다른 나라나 문화 사람을 접하면 기존에 갖고 있던 가치관과의 충돌을 통해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한다. 막상 해외에 나가보면 못하는 것들이나 새롭고 의외인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진짜 내 모습을 만나면서 좀 더 배우고. 이 세상은 정말 넓은데 나라는 존재는 정말 작다는 것을 느끼면서 더 겸손해지므로 더 잘 나아가는 데 도움을 받는 것 같다.

▶혼자 가는 여행과 같이 가는 여행 중 하나를 고른다면.

요즘 젊은 친구들은 혼자 여행을 갔다가 외로움을 느끼고 친구나 가족과 함께 떠나는 패턴을 보인다. 작년 같은 경우도 가족여행 트렌드가 엄청 많았고 올해까지도 아마 가족 여행이 대세일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여행 방법으로 딱 하나를 골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혼자 있을 때 발견하는 내가 있듯이 가족이나 친구랑 갔을 때 보는 내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랑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여행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잘 해결하고 새로운 자기 모습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함께하는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충돌이 힘들어도 그런 요소들이 오히려 관계가 돈독해지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 대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여행 방식이 있다면.

대학생은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이 돈이고 시간이기 때문에 사실상 방학이 아니고서야 떠날 기회가 많이 없다. 또한 여행을 가더라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항상 바쁘게 여행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일본이나 대만, 홍콩 이 정도가 가장 무난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긴 할 것 같은데, 오히려 가까운 곳에 짧게 가는 여행 대신 방학을 이용해 한 달 정도 여유를 가지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같은 값으로도 저렴하고 풍족하게 다녀올 수 있는 나라도 있기에 그런 곳을 찾아서 좀 더 여유롭게 문화라든가 주변 환경을 둘러보면서 팍팍한 일상에 지친 자신에게 여행을 선물하는 것을 추천한다.

▶ 다시 20대로 돌아가도 지금의 길을 걸을 것인가.

이 일을 함에 있어 후회 하는 것이 없냐는 질문과도 같은데, 나는 정말 후회한 적 없다. 사실 그때로 돌아가면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이 역시 되돌아 생각해보면, 오히려 초기에 전략적이지 않았기에 지금 여행에 미치다의 형태를 만들어낸 것도 같아서 바뀌진 않을 거 같다.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대학생이라서 충분히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다.

▶ 첫 여행을 하는 20대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맨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 설레는 마음에 소리를 지르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정말 여행은 나에게도 어려운 도전이었다. 대학생,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언어가 가능해도 두려움이 많다. 하지만 막상 떠나보면 바디랭귀지도 다 되고 결국엔 진부한 말이지만 어디든 우리네 삶과 다르지 않기에 그들도 사람 사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니 내가 과연 가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떨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임해보면 좋을 것 같다.

▶ 앞으로의 목표는.

미래에 어떤 목표를 정해두고 달려나가다 보면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쉽게 지친다. 어차피 미래라는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고 현재 열심히 노력한 내가, 혹은 직업적으로는 회사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따로 설정한 비전은 없다. 현재에 충실해서 열심히 해나가고 그러면 그런 것들이 다 모여서 결국 돌아온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면서 밥 먹고 살아가고 있다. 현재에 충실하면서 계속 살아남는 것이 목표 아닌 목표다.

▶ [공/통/질/문] 마지막까지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정말 솔직하게 답하면 젊음이다. 나는 지금 31살이지만 계속 젊어지고 싶다. 세상 모든 것은 그 상황에 맞게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간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남아줬으면 하는 것은 젊음이다. 나이를 먹고 일이 많아지며 변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생긴다. 하지만 젊음, 청춘은 즉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때문에 나도 이를 지켜나가고 싶다. 어차피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면 더 젊게, 놀고 싶을 때 놀면 좋지 않을까. 나이를 먹어도 젊게 살고 싶다.

Epilogue

조 대표는 사람들이 여행이라는 소재를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여행에 미치다의 ‘일상을 여행으로’ 라는 슬로건을 실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여행을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의 대표인 그이지만 여행을 꼭 다녀와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답변을 거침없이 건네는 모습에서 여행에 미치다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커뮤니티이자 하나의 상징으로써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그의 모든 답변이 전달한 것처럼 우리가 여행을 통해 진짜 내 모습을 찾고 좀 더 바르게 나아갈 수 있기를, 여유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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