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으로
일상을 여행으로
  • 금유진 기자
  • 승인 2019.05.23 00:33
  • 호수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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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1459호 12면을 준비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이자 회사인 ‘여행에 미치다’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를 통해 사람을 만나는 일은 경험이 쌓여도 언제나 큰 설렘을 주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요청부터 질문을 준비하고 실제 취재를 했던 순간으로부터 약 두 달이 지난 지금이지만 어느 것 하나 생생하지 않은 장면이 없을 정도로 이번 인터뷰는 깊은 여운이 남는다.

그를 통해 듣는 여행 관련 이야기들은 당장에라도 가방을 챙겨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생하고 역동적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다. 여유가 없는 내게 '여행은 사치다'라는 생각으로 방학 중에도 아르바이트로 보낸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무렵 여행의 진정한 의미란 무엇인가를 묻는 나의 질문에 그는 “굳이 모든 사람이 깨달음을 위해 당연하게 여행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예상 밖의 답변을 건넸다. 여행 콘텐츠를 생산하는 회사 대표가 여행의 당위성을 부정하는 이 전개에서 나는 큰 충격과 함께 어딘가 모를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마음속 크게 자리 잡았던 부담을 씻어냈다. 금전적으로 호화로운 여행만이 진정한 배움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듯, 모든 경험에는 배울 점이 있으며 지금 내가 보내는 일상의 모든 순간 속에도 배울 점이 있다는 나의 믿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다독일 수 있었다.

내가 준비한 모든 질문의 답 속 내포된 그의 주장에 따르면, 여행은 도전이자 일상이며, 몰랐던 모습을 깨닫게 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발판이다. 이런 비유를 들으며 문득 나는 단대신문 기자로서의 삶도 하나의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대신문은 이제 나에게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 됐지만 언제나 도전이다. 학교 내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하루를 온전히 아니 어쩌면 일주일을 고스란히 바치는 일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더불어 기자이기 전에 학생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무게를 가진 아이템으로 두려움을 감수하며 기사를 완성하기 위해 취재를 계획하고 임하는 동기와 선배 기자를 보며 매 순간 우리가 가진 일의 깊이와 책임감을 느낀다. 개인적인 시간을 조금은 내려두고 학보사 기자로 사는 삶을 충실히 해나가는 것. 때로는 열정만으로 포장하기엔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자부한다. 여행은 용기를 가진 자만이 시도할 수 있듯 교내 다양한 소식에 항상 눈과 귀를 기울이고 선망하던 취재원과의 인터뷰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순간의 작은 용기를 내보는 것. 이 시도들이 모여 다양한 사람과 공간을 만나고 글을 쓰며 아무도 모르게 성장한 나를 마주했다.

여행은 더 어려운 일을 시도하기 전 그를 이겨낼 힘을 가진 우직한 사람이 되도록 성장 발판이 돼주는 경험. 단대신문 기자로써 세상을 여행하는 지금, 나는 더 큰 세상을 만나기 위해 여전히 내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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