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대→경영경제대학으로 명칭 변경 논란
상경대→경영경제대학으로 명칭 변경 논란
  • 유경진 기자·박예진 수습기자
  • 승인 2019.06.05 16:23
  • 호수 146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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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측, “재학생 의견 없는 일방적 통보”
기획실 관계자 “명칭 변경은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 이미 결정된 사안”

지난 3월 27일, 명칭 변경 안건을 다룬 상경대학 학생총회가 개최됐다. 해당 총회에는 284명이 참여했으며, 본회의 회원 2천269명의 8분의1 이상을 채워 정족수를 충족했다. 의결 시점에는 총 321명이 의결권을 행사해 찬성 2표, 반대 315표, 기권 4표로 98%의 재학생이 반대 의사를 보였다. 현재 상경대학 총학생회는 당시 결과를 근거로 명칭 변경 안건에 대한 무효화 주장을 하고 있다.

작년 4월 30일과 지난 5월 2일에 발표된 2020년 수시모집 요강은 재학생 사이에 혼란을 초래했다. 수시모집 요강 속에서 ‘상경대학’의 명칭이 ‘경영경제대학’으로 변경돼 기재돼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현 죽전캠퍼스 상경대학 부학생회장은 상경대학 명칭 변경에 대한 학교의 결정을 반대하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해당 대자보는 학교가 학사구조개편을 재학생 의견 없이 일방적인 통보 후 시행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죽전캠퍼스 기획실 김달준 부처장은 “학사개편안은 기획실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한 사항이 아닌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며 “요청된 의견들을 충분히 반영해 초안을 수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우리 대학 ‘2020 학사구조개편안’(이하 학사개편안)은 지난 2016년 10월부터 작년 1월까지 논의가 진행돼 왔다. 학교 측은 단과대학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소통을 위해 각 단과대학 대표 1명이 참여한 학사구조개편위원회를 개최했다. 또한 교직원 및 학생대표가 포함된 단과대학별 소위원회를 구성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노력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논란이 되고 있는 명칭 변경 내용이 담긴 초안은 상경대학 학생회장이 참여한 소위원회에서 2차례 논의된 바 있다. 소위원회 회의 결과를 살펴보면 당시 1, 2차 회의 모두 경제학과, 무역학과, 경영학부는 별다른 이견을 표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또한 최종 확정안에 대한 전체 공청회도 죽전, 천안에서 이뤄졌다.

한편 개편안 논의 시기의 적절성과 교수 투표 방식에 대한 논란도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재학생의 참여가 힘든 종강 시기인 7월에 학사개편안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또한 명칭 변경에 대한 교수 투표를 이메일로 진행한 부분은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에 대해 김 부처장은 “시기상 7월에 초안이 마련됐으며 의견수렴을 위해 2학기에도 계속 논의를 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교수 투표 방식에 관해 “대학 본부 차원에서 이메일로 투표하거나 진행된 사항은 없다”며 해당 단과대학에서 의견수렴의 과정이라 추측된다고 밝혔다.

서울대, 연세대 등 서울에 위치한 13개 주요 대학을 살펴보면 경영경제대학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중앙대학교 1곳밖에 없다. 무역학과 학생회장 백창원(무역·4) 씨는 “상경대학이 경영경제대학이라는 이름으로 바뀐다면 우리가 자랑하던 전통이 끊길 것”이라며 “무역·회계학과만의 전문가를 육성 및 배출하기 위해서는 경영·경제학과와는 독립된 학과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명칭 변경에 대해 50년 전에 만들어져 구시대적인 상경대 명칭을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풀어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자어로 된 상경(商經)을 같은 의미를 가진 표준어인 경영, 경제로 바꾼 것뿐이며, 미래지향적 사고를 담아 우수 인재 유치와 취업률 제고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엄수현(경영·4) 씨는 “명칭에 대한 만족이나 불만족을 떠나서 학교에서 명칭 변경 이유와 목적에 대해 자세한 공지를 해주지 않은 점이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김 부처장은 “이미 바뀐 명칭으로 수시 모집을 진행하고 있어 무효화하기는 어렵다”며 재학생의 우려만큼 대학 당국에서도 학사개편안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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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 2019-06-06 14:34:21
서울의 13개 주요대학을 보면 기사에서 보는바와 같이 경영경제대학은 중앙대 1곳밖에 없으며,
나머지 대학들은 모두가 경영대학이 별도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경제학과 무역학과 등은 사회과학대학(서울대, 건대, 동대), 상경대학(연대, 외대), 정경대학(고대, 경희대,시립대), 경제금융대학(한대), 경제대학(서강대, 성대, 홍대) 등 이름은 다르지만 별도의 대학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 대학도 규모가 작지 않으니 경영대학과 경제대학으로 나누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