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다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다
  • 유경진 기자
  • 승인 2019.06.05 16:25
  • 호수 14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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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표창원(54)

Prologue
살인, 스토킹, 횡령 등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범죄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이와 관련된 TV 프로그램도 다수 생겨났다. 그중 ‘그것이 알고싶다’의 범죄심리학자로 대중들의 눈도장을 찍은 이가 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54) 국회의원이다. 범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정치에 있다는 그는 범죄현장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현재는 자신의 정치 이념을 실현시키고 있다. 현직 경찰로 시작했던 그가 정치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14일, 우리 대학 신문사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자기소개 부탁한다.

용인지역 국회의원 표창원이다. 국회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이고 검찰, 감사원, 헌법재판소 등과 관련된 입법·행정·사법을 감시하고 있다. 그리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공수처,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 중이고 여성가족부위원회에서 양성평등, 청소년 관련된 입법 정책을 하고 있다.

▶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프로파일러로 활동했다. 범죄를 다루는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경찰대학에 입학한 것이 첫 계기였다. 어렸을 때부터 셜록홈즈를 굉장히 좋아했고 막연하게 셜록홈즈 같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대학에서 범죄 관련된 실습과 학문을 배우면서 국과수, 경찰서를 혼자서 찾아갈 정도로 매료됐었다.

▶ 현직 경찰로 근무했을 때와 범죄심리를 다루는 프로파일러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자유다. 경찰로서 범죄수사를 할 때는 상관의 지시 아래 움직여야 하고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해 허락받아야 한다. 또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상관의 의견을 따라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프로파일러는 독자적 결정을 할 수 있고 그 책임도 혼자서 진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서로 역할을 분담해서 팀으로 일하지만 프로파일러는 혼자서 분석하고 의견을 구축하는 단독플레이어다.

▶ 경찰 출신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경우는 적다고 들었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정치를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심지어 정치를 혐오하기까지 했다. 직업적 특성으로 경찰과 프로파일러는 중립성, 객관성, 독립성이 생명이다. 이중 하나라도 훼손되면 그만둬야 한다. 그래서 지난 2012년 당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여론조작, 대선개입 의혹이 발생했을 때 그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던 나는 정치 편향적이라는 공격을 받아 경찰대 교수직을 포기하고 3년간 직업 없이 지냈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서 범죄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를 같이 하자는 제안에 설득을 당해 시작하게 됐다.

▶ 평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를 통해 청년들과 소통하고 있다. 소통을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라는 차원에서 소통은 당연히 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대로 하는 것은 독단이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이 사회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반대로 다수가 바라고 요구하는 것이 집단 이기주의에 근거한다면 대중에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소신이 필요하다. 소통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 지난 3년간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스스로를 평가하자면 얼마만큼의 점수를 줄 수 있을까.

교수 시절에는 학생들에게 점수를 줄 때 짜릿한 희열을 느꼈는데 본인 스스로에게 점수를 주려니까 힘들다. 글쎄, 한 75점 정도. 아쉬운 것이 너무 많고 한계도 많았다. 혼자만의 노력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공적인 업무 처리에 있어서는 다수결을 존중하고 중립과 객관성을 지키면서 바람직한 합의에 기여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남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 정치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사건이 있다면.

무척 많다. 그중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의 치열하고 처절했던 몸부림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고 혼란스러웠던 당시 상황 속에서 그러한 전반적인 탄핵과정이 잊히지 않는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 어떤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는 일련의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하다.

첫 출발점은 언제나 같다. 현장, 사건, 사람에서 출발한다. 제일 처음 발의한 법안이 ‘어린이 안전 기본법’이다. 4살 어린이가 주차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은 차량에 사망한 사건을 보고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이와 관련된 법안이 마련돼 있는지 확인했다.

▶ 앞으로 발의하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국회에서는 많은 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실제로 처리되는 수는 적다. 그래서 발의됐지만 아직 처리가 안 된 것만이라도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만약 재선이 된다면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입시의 무한 경쟁, 스포츠 입시와 관련된 문제,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법, 범죄 재범을 방지할 수 있는 법 등 여러 가지 하고 싶은 법안이 많다.

▶ 선거 투표율은 점차 올라가고 있지만 젊은 층의 정치 참여율은 여전히 활발하지 못한 것 같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치와 사회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에게 나무라는 듯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우리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과 투표한다 한들 청년들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추가로 청년들을 투표의 수단으로써만 간주되고 정치를 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고 있지 않다.

▶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20대 정부지지율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정부 출범 초보다 떨어지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원인은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 아닌가. 처음부터 낮았다면 다르겠지만 높았던 지지율이 낮아진 것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우리가 반성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 가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것이다. 섣불리 결론 내리기보다는 낮은 자세로 잘못을 인지하고 소통해야 한다. 하지만 인기를 위해서 원칙을 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회의원 혹은 어른으로서 현재 갖고 있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조금 더 평등하고 약자가 무시당하지 않는 차별 없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은 것밖에 없다. 다른 목표가 끼어들어 원래의 목표를 잃어버리게 되면 정치를 그만둬야 할 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 [공/통/질/문] 마지막까지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이 있다면.

나의 아내다. 생애 마지막까지 아내와 함께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한다.

자신의 삶을 누렸으면 좋겠다. 어려운 이야기고 팔자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만으로 소비되는 삶은 훗날 허탈감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이 시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을 시도했으면 한다. 대학 생활에서 ‘내가 주인이다’는 생각으로 누려보고 부딪혔으면 좋겠다.

Epilogue
늦은 시간 이뤄진 인터뷰에도 그는 열정적으로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전했다. 답변을 통해 그가 정치에 대한 분명한 신념과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신념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정부와 국회를 감시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자가 본 그는 자신이 위치한 자리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당연시 여기지 않는 사람이었다. 차별 없는 세상이 되도록 기여하고 싶다는 그가 목표를 잃지 말고 앞으로도 공적인 정의를 추구하는 모습을 아주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유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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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jin0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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