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글자
네 글자
  • 김민석(철학·3)
  • 승인 2019.09.05 14:59
  • 호수 14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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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사이의 거리는 네 글자다

잠들기 전 꿈과의 거리도 네 글자다

어떻게 보면 지금 술잔과의 거리도 네 글자다

거기에서 태어나 장벽을 타고 흐르는

독한 술의 소리도 네 글자다

귀납의 불완전성이 없는 모든 거리는

네 글자에서 태어나 네 글자로 끝난다

네 글자와 두 발의 거리에 살고 있는

세상의 말은 무수히 많고

세상의 말을 무수히 생각해야 하지만

젖지 않은 발은 자국을 새길 수 없다

진심의 거리가 두 발의 거리와 같지 않다면

네 글자는 한 문장 속에 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은유가 죽어버린

시인의 방식은 배 속의 꼬르륵 소리에서

은유를 네 글자로 표현한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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