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만 다른 문화를 담은 음식의 품격
가깝지만 다른 문화를 담은 음식의 품격
  • 박상엽·황도은 기자
  • 승인 2019.09.17 09:21
  • 호수 14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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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정식 편: 한국 가정식과 일본 가정식

 

 

다른 나라의 문화를 쉽게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음식을 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가정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그 나라의 가정식을 알아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다는 명제가 성립한다. 그렇다면 가정식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쉽게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가깝고도 먼 일본의 가정식을 비교 대상으로 설정했다. 그 출발점으로 천안 야우리에 위치한 한국 가정식집과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일본 가정식집을 방문해봤다.

 

상엽 개강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다 보니 집에서 밥 먹을 일이 별로 없네.

도은 나도 마찬가지야. 자취방에서 나 혼자 요리해 먹기도 어렵고, 또 바쁘다 보니 항상 패스트푸드만 먹어서 집밥이 정말 간절해.

상엽 그러면 말이 나온김에 가정식 한번 먹으러 가보자.

도은 세상에, 제육볶음부터 청국장, 우렁쌈밥까지 메뉴가 정말 다양하다. 우리 어떤 메뉴를 먹어볼까?

상엽 우렁쌈밥 어때? 평소에 잘 먹기 힘든 음식이기도 하잖아.

도은 그래 좋아! 우렁쌈밥으로 시키자.

 

상엽 와! 쌈장의 짭조름한 맛이 우렁이에 잘 녹아들었고, 씹는 맛까지 있네. 삼삼한 애호박과 달짝지근한 콩자반, 시큼한 김치까지 미각을 자극하는 상차림이다!

도은 우렁쌈밥이 주메뉴이지만 나는 이 된장찌개도 우렁쌈밥 못지않게 훌륭하다고 생각해. 구수하면서 약간 칼칼한 맛이 잘 어우러져 있어.

상엽 양념장에 김도 한번 찍어 먹어봐. 이 상차림이면 매일 밥 두 공기씩은 거뜬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도은 먹다보니 떠올랐는데 왜 우리나라 상차림은 이렇게 푸짐한 걸까?

상엽 조선시대에는 반상 차림이라고 해서 한 상에 여러 가지 음식을 차리는데, 3~9첩 반상은 일반 백성들이, 12첩 반상은 궁중에서 먹는 수라상으로 신분에 따라 상차림 모습도 달랐다고 해. 이런 반상 문화가 이어져 온거야.

도은 그렇구나. 밥상에 그런 재밌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줄 몰랐네. 우리와 가까운 나라들은 어떤 음식문화를 가정식에 담고 있는지 궁금하다. 저녁에는 다른 나라 가정식을 먹어보자!

상엽 그럼 저녁에는 경리단길에 있는 일본 가정식 집으로 가보자!

 

도은 일본 가정식도 한국 가정식과 비슷하게 상차림이 되게 풍성하다. 하지만 한국 가정식과 달리 개인상으로 나오는 것이 독특하네.

상엽 맞아. 그리고 나는 일식하면 깔끔하고 심심한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막상 먹어보니 기름지고 짭조름한 맛이 강한 것 같아.

도은 이 고로케도 기름 맛이 너무 강한 것 같아. 미소시루와 생강초절임이 느끼함을 달래주기 위해 있지만, 난 이 상차림에 김치같이 매콤하면서 깔끔한 맛을 주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상엽 근데 왜 일본 가정식은 상차림에 숟가락이 없어? 국을 먹기 너무 불편하다.

도은 일본에는 우리나라처럼 숟가락 문화가 없어. 그래서 일본은 국그릇을 들어서 마시듯이 국을 먹지. 더 신기한 건 덮밥류 음식도 젓가락으로 먹는다고 해.

상엽 음식을 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다더니, 정말 가정식에 담긴 상차림과 도구들의 모습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차이점을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 같아.

도은 맞아. 우리나라와 일본의 식문화 자체에 대한 우열은 가릴 수 없겠지만 우리가 접한 가정식만을 봤을 때는 다양한 식재료가 쓰인 우리나라 가정식이 훨씬 좋았던 것 같아.

상엽 나도 마찬가지야. 다음에는 다른 나라 가정식도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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