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정치인만이 사는 정치 버리자
사설 - 정치인만이 사는 정치 버리자
  • <취재부>
  • 승인 2004.03.17 00:20
  • 호수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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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야당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온 나라가 불난 집에 기름 붓듯 시끌벅적, 야단법썩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으로 하여금 보수와 진보를 택일케 하여 또 한번의 편가름을 하게끔 하는 불행한 사태라 아니할 수 없다. 지식인은 지식인대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갈라서 있다. 벌써부터 이러한 국론분열의 징후는 도처에서 속속 감지되고 있다. 각종 매체의 여론조사를 보면 대체로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이 우세하고, 탄핵반대 시위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찬성하는 여론도 없지 않으며 이들도 한켠에서 탄핵찬성 시위를 갖고 있다.
정치권은 탄핵정국을 맞아 4.15 총선에 목숨을 걸고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마치 로마시대 검투사들의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검투장면을 보는 듯 하다. ‘나 살기 바쁜데’ 국민이 그들의 안중에 있을리 만무하다.
작금의 이러한 정치현실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그것은 협상과 타협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정치는 협상과 타협의 예술이라고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정치에서는 협상과 타협이 사라졌다.

쌍방간에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의 티’만 탓하다 보니 ‘정치’는 사라지고 ‘정쟁’만이 난무하게 되었다. 이번의 사태도 협상과 타협이 따랐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광복 이후 최대의 국력 탕진이라는 혹독한 댓가를 치루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정치’가 복원되어야 한다. 그것이 나라가 살고, 국민이 살고, 경제가 사는 길이다. 이제 ‘정치인만 사는 정치’를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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