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현재 커피 공화국
대한민국은 현재 커피 공화국
  • 이도형 기자
  • 승인 2019.09.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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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시작, 변화, 위험까지…커피의 이모저모 알아보기
▲ 일러스트 윤가람 기자
▲ 일러스트 윤가람 기자

Prologue

바야흐로 커피의 시대이다. 오늘날에는 물 한잔이 아닌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간단한 음식을 사기 위해 들른 편의점에는 다양한 브랜드와 종류를 자랑하는 커피 음료들이 자리해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찾아와도 시험 공부를 하는 학생들과 야근을 앞둔 직장인들은 커피를 통해 하루의 시간을 연장하고자 한다.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 공기처럼 스며든 커피. 본지는 커피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기까지의 과정과 그 영향력에 대해 알아봤다.



# 국내 커피 확산의 시작
우리나라에 커피가 이토록 확산되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있었을까. 국내 커피의 시작점은 18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커피는 19세기 후반 서양문물이 조선에 들어오면서 서양 외교사절단에 의해 전해졌다고 추정된다. 1919년 이후에는 명동, 충무로, 종로 등지에도 커피점이 등장했다. 식당과 겸업이 아닌 다방을 전업으로 하는 근대적 다방의 시작이었다.

과거의 서민들은 비싼 커피 값으로 인해 쉽사리 커피를 즐기지 못했다. 그러나 6·25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한국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특히 값싼 인스턴트 커피가 대량으로 보급됐다. 이후 1970년 동서식품은 국내 최초로 인스턴트 커피 생산에 성공, 1976년에는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해냈다.

이후 1990년대에 접어들며 국민 소득이 늘어 삶의 수준이 윤택해짐에 따라 고급식 커피를 찾는 움직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90년대 초에는 원두커피(드립식 커피)가 성행했으나, 90년대 말에는 미국식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소개되며 에스프레소에 우유, 시럽 등을 첨가하며 커피 종류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테이크아웃 커피점 도입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커피전문점 시장은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매출액이 지난해 6조8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 커피의 新 트렌드, 고급화
작년 기준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353잔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인구 연간 1인당 커피 소비량인 132잔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외형적으로도 꾸준히 확장 중인 국내 커피 시장은 오늘날 새로운 흐름을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와 프리미엄 커피 등을 통해 고급화를 꾀하고 있는 국내 커피 산업의 변화는 실제 매출액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가맹점 수 기준 국내 1위 브랜드 E사 커피의 매출액(2천5억원)은 미국 브랜드 S사 매출액(1조5천억원)의 약 1/7에 불과하다. 지난 2016년 S사는 일반 매장보다 가격이 더 비싼 고급 매장을 개장했고 현재 국내에는 50곳을 개설하며 성공적인 고급화 전략을 보여줬다.

또한 인스턴트 커피가 성행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스페셜티가 주목받고 있다. 스페셜티란 지리, 기후, 생산지 등 특별한 환경에서 자란 커피 중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평가를 거쳐 기준 점수 80점 이상을 받은 우수한 등급의 커피를 일컫는다.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고객의 요구가 다양화되면서 스페셜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커피 전문 콘텐츠 제작 채널 ‘커피 TV’ PD 이대웅 씨는 “SNS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특별한 나만의 경험’을 찾기 시작했고 기술은 점차 발전하면서 보다 다양한 커피들을 추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카페인, 각성과 중독의 양면성
커피 수요 증가에 따른 고객의 다양화 및 세분화가 커피 트렌드의 변화 이유라면, 우리가 오늘도 커피를 마시는 원초적 이유는 무엇일까.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졸음이 오거나 피곤할 때(33%)’가 커피를 마시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식후 입가심(25%)’, ‘입이 심심할 때(15%)’, ‘업무나 공부에 집중이 필요할 때(1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결국 커피를 마시는 주된 이유는 커피로 인한 각성과 집중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커피의 각성효과는 커피 속 함유된 ‘카페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성인에 있어 카페인 1일 섭취 권장량은 약 400mg이며, 카페인 중독 예방을 위해 고카페인 액체 식품(카페인 함량이 ㎖당 0.15㎎ 이상)에 ‘고카페인 함유’ 문구와 ‘총 카페인 함량’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식품 표시기준을 제정했다. 그러나 그 문구가 작아 찾기 어려울 뿐더러 ‘시험 기간 전용 음료’라는 수식어로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식지 않아 제도의 실효성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평소 고카페인 음료를 자주 찾는다는 장은경(영미인문·4) 씨는 “시험 기간 혹은 집중이 필요할 때 고카페인 음료를 찾아 마시다 보니 습관이 됐다”며 “카페인에 의존하게 되고 불면증과 불규칙한 수면 습관이 생기기도 했다”고 카페인 중독의 위험성을 토로했다. 이처럼 카페인을 장기간 다량 복용할 경우, 카페인 중독 위험이 존재한다. 이 PD는 “카페인 과다 음용 시 카페인 중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수면 장애, 피로 누적, 심할 경우 이뇨 작용으로 인해 신장에도 악영향이 미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인은 커피를 음료로 즐기기보다 각성을 위해 마신다며 건전한 커피 문화를 위해서 잠을 깨기 위해서보다 맛을 즐기는 시도를 해볼 것을 추천했다.



Epilogue
최근 고카페인의 부작용을 피하고자 디카페인(카페인을 줄인 커피)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작년 디카페인 커피 원두 수입량은 2017년(148t) 대비 74%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커피 전문점 S사의 디카페인 음료가 출시 2년 만에 2천 100만잔 판매를 돌파했다.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는 커피에 대한 수요는 줄이지 않으나 현명하게 섭취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커피에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 적당한 음용이 이뤄질 날을 기대해본다.
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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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oshape@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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