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개혁보수정치를 향해 길을 개척하다
새로운 개혁보수정치를 향해 길을 개척하다
  • 이수현
  • 승인 2019.09.25 23:53
  • 호수 14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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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유승민(61) 의원

 

Prologue
보수와 진보. 대한민국 정치에 있어 이 둘은 건강한 정치를 지탱하는 든든한 대들보인 동시에 결코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로도 여겨진다. 하지만 두 진영의 구성원들이 함께 또 다른 정치실험을 진행 중인 정당이 있다. 바로 제3지대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이다. 이곳에서 개혁보수의 깃발을 내건 채, 보수와 진보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정치실험을 주도하며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를 역임했던 사람이 있다. 매년 국내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모범적인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백봉신사상 7회 수상과 2회 대상에 빛나는 현 4선 국회의원인 바른미래당 유승민(61) 의원을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봤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17~20대 국회의원인 유승민이다. 4선에 들어오면서 한국은행, 국세청과 같은 경제 쪽 정부 부처를 견제, 감시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 국정농단 의혹으로 인해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고 이후 공동대표를 맡았었다.

▶ 청년 유승민은 어떤 사람이었는가.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는데 온 집안이 법대라 법학과만 아니라면 어디든지 가고 싶었다. 군 제대 후 첫 직장으로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1년 반 정도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경제학 공부를 제대로 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다녀왔다. 이어 1987년에 한국에 돌아와 복직해 2000년까지 계속 근무했다. 그리고 2000년 당시 42세에 정치에 입문했으니 직업이 경제학자, 정치인 2개밖에 없는 셈이다.


▶ 경제학자였는데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997년 당시는 IMF 외환 위기를 겪는 시기였다. 국책연구소에서 국가의 경제정책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정치권에 미리 우리나라 경제 위기에 대한 경고를 제때 주지 못한 것과 언질을 줬으나 무시당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다. 이후 국가의 경제정책은 젊은 경제학자가 아니라 정치권에서 결정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직접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보수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 들어가 정부가 하는 것을 견제하고자 했다.

▶ 지난 의정활동을 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타인의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부조리를 바로잡았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1212 사태 당시 신군부에 맞서 권총 한 자루를 들고 상사를 보호하다 사망한 김오랑 중령의 명예를 회복시키고자 했다. 또한 공군사관학교에서 수석을 한 여생도에게 수석학생이 받는 대통령상을 주지 않으려고 순위를 조작한 사건이 적발돼 이를 바로잡은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 지금까지 정치인으로서 많은 역할을 해왔다. 대통령선거 후보자, 정당 대표, 정당 원내대표 등의 역할을 해오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개혁보수를 하기 위해 바른정당을 만들었는데 여러 가지 현실적 요인들 때문에 아직까지 개혁보수정치를 실현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창당한 지 몇 달 만에 대선을 치르다 보니 개혁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못 보여줬다. 언젠가 개혁보수라는 새로운 길을 통한 보수의 재건을 이루고 싶다.

▶ 정치인이라면 어떠한 능력과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나.
첫째로는 ‘수기치인’이다. 정치인들은 자기 자신과 주변을 바르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는 공감 능력이다. 정치인이라면 나이와 상관없이 청년들과 같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인생의 고민은 무엇일지 충분히 생각해보고 근원적 고통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는 문제해결 능력이다. 문제해결을 위한 법, 제도를 실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좋은 정치인은 현실과 목표 사이의 괴리감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 ‘정치질’과 같은 은어가 존재할 만큼, 대중들은 정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선동이나 파벌을먼저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비판은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인 중 일부가 개인이나 가족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모습 때문에 정치에 대한 인식 자체가 좋지 않게 형성됐는데 청렴성, 도덕성, 준법성은 정치인들에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중요한 결정이 이뤄지는 힘이 정치에 있는 만큼 정치인의 희생과 솔선수범의 모습이 필요하다. 비리, 부조리로 똘똘 뭉친 특권층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정치인들이 더욱 자정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보수 9년 집권의 마무리가 다소 불미스러웠다.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현시점에서 대한민국 보수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헌법은 균형된 가치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수와 진보 그리고 개인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서로 방법론은 다르더라도 건전한 경쟁을 해야 한다. 현재 보수는 일련의 사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변한 것이 없다. 정부 여당이 잘못하고 있을 때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안의 역할을 야당인 보수가 해야 한다.

 

▶ 청년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해 청년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청년 정치에 대해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청년들이 생업으로서 직업을 개척한 뒤, 정치에 대해 꿈을 키워 도전해도 후회 안 할 결심이 서면 그때 정치를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세상을 바꿔보고 싶은데 해당 직업으로서 벽을 느낀다면 그것을 뛰어넘고자 정치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선거란 한 사람만 당선되고 나머지는 낙선하기 때문에 선거비용 보전에 있어서 우리가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의 세대교체를 하는 데 있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거대 정당에서 청년 공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 청년들에게 어떠한 정치인으로 남고 싶은가.
나는 늘 보수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보수정치를 뜯어고치고 보수를 재건해 개혁보수라는 새로운 정치로 한국 정치를 한 단계 개선할 수 있도록 일관성 있게 그것을 추진했던 사람으로 남고 싶다.


▶ [공/통/질/문] 마지막까지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이 있다면.
개혁보수. 언젠가 정치를 그만두겠지만 개혁보수를 통해 한국의 보수정치를 바꿨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더 나아가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꼭 찾았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물론 나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고 이를 쉽게 생각한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는 뜻이 아니다. 죽기 전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한번 해보지 못한다면 억울하지 않겠나. 한번 사는 인생이기 때문에 살면서 꼭 언젠가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해봤으면 좋겠다.

Epilogue
주류가 아닌 만큼 외롭고 고된 개혁보수의 길. 죽음의 계곡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 나가는 그의 모습에는 시종일관 당당함과 인자함이 공존했다. 소신을 밝힐 때의 목소리는 한없이 당당했으며 첫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인터뷰에 임하는 모습은 인자하고 부드러웠다. 바쁜 일정 속 불과 1시간 10분의 인터뷰였지만 그가 준 인상은 강렬했다. 그가 정치에 뛰어들 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소명의식이 개혁보수로 이어지는 것을 보며 언젠가 개혁보수가 주류가 될 미래의 모습이 상상됐다. 내년 2월이면 정치 인생 20년 차라는 그.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 바로 잡습니다

1463호 6면에 실린 <새로운 개혁보수정치를 향해 길을 개척하다> 기사 내용 중 '바른정당을 창당했고 이후 공동대표를 맡았었다.'를 '바른정당을 창당했고 이후 바른미래당을 창당해 공동대표를 맡았었다.'로 정정합니다. 신문 제작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알립니다.

독자들께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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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hyeo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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