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것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방법
사랑하는 것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방법
  • 노효정 기자
  • 승인 2019.09.25 23:53
  • 호수 14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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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효정 취재기자
노효정 취재기자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 사실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대상이 가족이든, 친구든, 반려동물이든, 하다못해 자신의 삶이라도 우린 사랑하게 된다.

기자는 본지 146312면 취재 도중 한 학부모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고등학교 3학년인 자식의 친구가 자살한 사건으로 인해 아이가 영향을 받을까 걱정이 된다며 학원을 옮긴다는 것이었다. 그 학부모는 친구의 죽음에 대해서는 별다른 감정이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도 처음부터 인간으로서 측은지심을 느끼지 못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자식에 대한 욕심이 다른 감정들을 이겨버렸을 것이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학원을 옮기는 것이 자식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기자도 수험생 시절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대학이 전부인 줄 알았던 때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타지역에서 매주 몇 시간에 걸쳐 학원에 나갔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욕심이 났고 꿈을 이뤄줄 것 같은 학원에 대한 의존은 점차 커졌다. 항상 잠이 부족하고 피곤했던 시기에 몸도 마음도 지쳐갔지만 그만둘 수 없었다. 그게 사랑하는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수시와 정시 총 9개의 지원에서 불합격이라는 단어를 봐야 했다. 가족들과 주변 사람에게도 미안했지만, 무엇보다 컸던 것은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다. 나의 삶을 위해 대학에 간다고 했지만 사실은 대학이라는 수단에만 집착했다는 죄책감을 느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대입 실패는 기자를 오랫동안 괴롭히진 못했다.

기자는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있다. 그러나 동물을 대하는 법을 몰라 어렸을 때 항상 귀찮게 군 나머지 기자를 가장 꺼린다. 당시엔 귀엽고 사랑스러워 좋은 마음으로 예뻐했던 것이기에 그저 기자에게 다가오지 않는 반려동물이 미웠던 적도 있었다. 이젠 그 방법이 틀렸었음을 깨달았다.

사랑하는 것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방법은 명확히 정의할 수 없다. 그러나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 방법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사랑으로 인해 욕심내고 실수하는 존재다. 앞으로 다가올 많은 상황 속에서 또다시 사랑하는 존재를 힘들게 할지 모른다. 그러나 기자는 피하고 싶지는 않다. 겁이 나더라도 결국 우리는 사랑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기자는 매 순간 마음을 다하고자 한다. 현재 속해있는 학보사에 최선을 다하고, 임기를 마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떠나고 싶다는 다짐도 그렇다. 계속해서 사랑하는 마음을 남김없이 쓴다면 겪었던 아픔마저도 나중에는 전부 사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방법을 생각할 이유조차 없어질 때, 그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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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o3o@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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