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속에서 찾는 선한 영향력
나눔 속에서 찾는 선한 영향력
  • 김종익 기자
  • 승인 2019.10.22 16:44
  • 호수 14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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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파스타 오인태(35) 대표
▲ 진짜파스타 오인태(35) 대표
▲ 진짜파스타 오인태(35) 대표

 

Prologue

혼자서 일상을 살아가기도 바쁜 현대 사회. 이런 사회 속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사람이 있다. 최근 SNS를 통해 선행이 알려진 진짜 파스타가게의 오인태(35) 대표는 많이 벌어서 많이 나누고 적당히 가져가자라는 신조를 바탕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평범한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던 그가 우리 사회에 소외된 이들을 돕고자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87, 가게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진짜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는 35세 오인태다.

 

가게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현재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가.

우리 가게는 상생 프랜차이즈로 시작해 본사가 없다. 현재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나와 직원들 모두가 가게의 투자자이다. 우리 가게는 많이 벌어서 많이 나누고 적당히 가져가자를 목표로 한다.

 

최근 선한 영향력캠페인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캠페인 기획 배경이 궁금하다.

먼저 선한 영향력 캠페인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캠페인은 아니다. 오히려 공동체 개념에 가깝다. 87일을 기준으로 선한 영향력 캠페인에 197개의 가게가 동참 중이다. 이러한 공동체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먼 거리를 거쳐 오는 결식아동 때문이었다. 그런 아이들이 더욱 편하게 식사를 하는 것을 돕기 위해 시작했고, 이러한 사실이 알려져 선한 영향력을 지금까지 진행하게 됐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이름을 짓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결식아동에 대해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기로 한 이후, 처음으로 우리 가게의 뜻을 공감하며 함께 공동체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다른 가게 사장과 대화를 나누게 됐다. 그러던 중 대화 말미에 `대표님,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 대화에서 공동체라는 형태의 목적을 고려했을 때 가장 괜찮은 이름이라고 생각이 들어 그대로 이름을 짓게 됐다.

 

그동안 사회에 소외되거나 봉사하는 분들을 위해 여러 활동을 진행해왔다. 이 중 가장 기억이 남는 활동이 있다면.

우리 가게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활동은 단발성으로 이벤트처럼 기간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가게가 영업하는 동안 계속 진행하는 활동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어느 하나를 특정하기 어려울 만큼 모든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

 

식당 운영 중 만난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어떤 손님인가.

아무래도 선한 영향력 공동체를 결성하게 된 계기인 결식 가정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이곳에서 밥을 먹기 위해 정말 멀리서 오는 친구들이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주눅이 많이 들어 있어 안쓰러웠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고, VIP 카드를 따로 만들기로 했다.

 

결식아동에게 지급된 꿈나무 카드가 아닌 자체 VIP 카드를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앞서 말했다시피 아이들이 가게에 오면 눈치를 많이 본다. 몇몇 꿈나무 카드 가맹 가게에서 꿈나무 카드를 보여줘도 이를 거절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고충을 겪는 아이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VIP 카드를 제작하게 됐다.

 

▲ 오 대표와 '진짜파스타' 가게의 직원 일동
▲ 오 대표와 '진짜파스타' 가게의 직원 일동

 

결식아동에게 무료를 음식을 제공하는 활동이 한 달도 채 되지 않고 확산됐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솔직히 말하면 모르겠다. 선한 영향력의 시발점이 된 결식아동에게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 역시 특별한 홍보 방법이나 비결 없이 알려져 놀랐다. 현재 우리 가게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활동들만 SNS를 통해 알리고 있다. 그 외에는 다른 홍보를 한 적은 없고, 가게에 대해 따로 광고한 적도 없는데 이렇게 많이 알려져 놀라웠다.

 

이번 선행으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보낸 편지를 받았다. 당시 심정은 어땠는가.

위로가 많이 됐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지금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가지 이슈로 혼란스러운데, 영부인이 이런 곳에 신경을 쓸 수 없을거라 생각해 처음에 편지를 받았을 때는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편지를 받은 후 청와대 행정관과 통화하면서 우리 가게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러 활동에 대해 영부인이 감동해 편지를 보냈다고 듣게 됐다. 이 편지는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게를 함께 운영하는 직원들 모두에게 주는 편지라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이 선한 영향력 캠페인에 참여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선한 영향력 스티커가 붙어있는 매장을 이용하는 것이 제일 좋다. 대학생들이 선한 영향력 공동체에 들어갈 필요는 없고, 해당 가게들을 기억해주고 이용해주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 우리 가게는 원래 직접 들어오는 후원 물품은 받지 않았지만, 사람들에게 캠페인이 알려진 이후에는 그 양이 많아져 우리 가게로 들어오는 후원 물품은 자체적으로 검수한 후 결식아동들을 돕는 협회에 넘기고 있다.

 

앞으로 선한 영향력 캠페인과 진짜파스타 가게의 전반적인 운영 방향은 어떻게 되나.

우리 가게의 신조에 맞게, 가게를 통해 번 만큼 우리 사회에 환원하고 우리는 꼭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자는 생각이다. 최종적으로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비영리 재단을 설립하고 싶다. 비영리 재단을 통해 우리 사회에 소외되거나 봉사하는 이들에게 평생 나눔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 마지막까지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이 있다면.

지금 같이 일하는 동료들. 나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가게에 있어 제일 중요한 사람들이다.

 

나눔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다수는 자신이 나눔에 기꺼이 참여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본인이 나눔을 하려고 나서면, 사회적으로 우려의 시선과 비난의 목소리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며 나눔을 꺼리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나눔을 실천해보면 그런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사람이 나눔을 실천하는 나와 직원들을 응원해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본인이 나눔에 대해 확고한 의지와 생각이 있다면 내 경험을 참고해 실제로 실행해보면 좋을 것 같다.

 

Epilogue

가게를 열기 전인 이른 시간에도 그는 열정적으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가게 앞을 나가보니, 아직 가게 문이 열리기 전임에도 어느새 손님들이 줄을 서며 우리 사회에 선한 마음을 전하는 가게를 궁금해 했다. 한편 이를 악용한 일부가 선한 영향력가맹점만을 골라 다니며 점주들에게 이른바 갑질을 하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그는 꾸준히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현재 전국에 200여 개가 넘는 가맹점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 그가 만들어낸 선한 영향력을 시작으로, 연말에만 반짝 기부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여유가 있을 때에도 자발적으로 나눔에 참여해 소외된 이가 없는 세상이 오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김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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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lawhddlr9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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