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선 너머 빛을 찾다
한계선 너머 빛을 찾다
  • 서현희 기자
  • 승인 2019.11.06 10:22
  • 호수 14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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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1학기 종강을 앞둔 시점인 작년, 가족 내력에도 없는 탈모가 생겼다. 도무지 혼자서는 나오지 않는 답에 결국 탈모 전문병원을 찾았다. 그렇게 밝혀진 원인은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열심히 관리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그때서야 평소 사소하다고 생각한 ‘스트레스’가 내 몸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됐다. 기자는 대학에 입학한 후 곁에 있는 부모님의 사랑은 외면한 채 새로 만난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그 행동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며 스스로를 혐오하게 만들었다. 결국 기자는 1학년을 마친 후 휴학을 신청하고 고향에 돌아왔다. 그렇게 돌아온 곳에는 고등학교 시절 기자의 노력이 가득했다. 그 노력의 흔적들은 모든 일에 의욕이 넘치고 욕심이 많았던 기자의 고등학생 시절을 상기시켰다. 그 사실을 회상하자 다시 한번 ‘모든 일에 자신감으로 무장하자’라는 목표가 생겼고, 곧장 학교로 돌아와 휴학을 취소했다.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의미 있는 학교생활을 하고 싶었던 기자는 전에는 엄두도 못 낼 단대신문 수습기자 모집에 도전했다. 서류지원과 면접을 거쳐 수습기자가 된 후에도 도전은 이어졌다. 기자가 되고 참여한 두 번째 기획 회의에서 발표한 보도 아이템이 편집계획서에 올라갔다. 스스로 발견한 아이템인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취재했다. 무슨 용기가 났는지, 노점상에서 혼자 떡볶이를 먹으며 인터뷰도 시도했다. 그렇게 발품을 팔아 마련한 취재 내용을 정리해 선배 기자에게 보고하니 “수습기자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취재를 잘했다”는 칭찬이 들려왔다. 그 한마디를 시작으로 기자는 다시 적극적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가득해졌다.


그날 이후, 수습기자였던 기자와 동기들에게 취업 면의 ‘창업아만보’ 코너를 맡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해당 코너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기자이지만, 하나의 역할을 해 보이고 싶은 마음에 먼저 손을 들었다. 첫 단독 기사인 만큼 취재원을 구하는 것부터 메일 답변을 받는 것까지 쉬운 과정이 없었다. 지원했던 날에 대한 후회도 여러 번 겪었다. 하지만 어렵게 잡은 인터뷰를 진행하며 부정적 감정은 점점 사라졌다. 진취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청년사업가의 이야기는 기자가 얼마나 세상을 좁게 보고 살아왔는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했다.

아직 기사를 써야 하는 일이 남았음에도 인터뷰를 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무모한 도전이라도 노력이 동반된다면, 성공과 실패를 떠나 도전 자체만으로 스스로를 성장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자는 더 이상 자신에게 어떠한 한계선도 두지 않는다. 스스로 그은 한계선만큼 극복하기 쉬운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계란 스스로를 가둔 우물과도 같다. 이를 깨고 나가야만 우물 밖 세상을 볼 수 있다.

서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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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en991015@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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