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협의 울타리를 넘어 더욱 새로워지길 바라며
편협의 울타리를 넘어 더욱 새로워지길 바라며
  • 이수현 기자
  • 승인 2019.11.14 13:33
  • 호수 146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수현 취재기자
이수현 취재기자

 

 

지난달 5일, 검찰개혁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거취 문제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당시 기자는 취재차 제8차 서초동 촛불 집회 현장에 서 있었다. 수많은 사람의 구호와 어두운 밤 환하게 늘어선 촛불 행렬로 가득했던 생애 첫 집회 경험. 통계상의 숫자로만 인식했던 인파를 마주하자,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여론을 형성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초대형 규모 군중 집회의 첫 경험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자의 뇌리에 생생히 남아있다.


당일 야간 집회를 참관하기에 앞서, 같은 주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집회 현장도 방문해 봤다. 대낮의 서초동 성모병원 앞에서 열린 제148차 태극기 집회 현장에 수많은 사람이 모였다. 그들은 태극기를 품에 끌어안은 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쳤다. 미디어에 비친 과격한 모습과 달리 현장은 질서정연했다. 그들은 카메라를 든 기자의 방문에 적대적이지 않았으며, “학생들이 많이 관심을 줘야 한다”고 말하던 한 중년의 집회 참가자도 기자가 ‘기존에’ 생각하던 태극기 집회 참가자의 모습과 달랐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는 평범한 한 가정의 어머니일 뿐이었다.


인파가 몰리는 장소를 멀리하던 기자는 평소 대규모 군중 집회를 다녀갈 이유가 없었다. 상반된 주제의 집회를 함께 방문할 계기 또한 없었다. 하지만 기자는 본지 12면 취재를 통해 현장에 방문했고, 미디어의 창을 벗어난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비록 온종일 집회 현장을 뛰어다녀 녹초가 됐지만, 그날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 됐다.


기자는 단대신문 활동을 하며 평범한 대학생이라면 겪지 않을 새로운 경험을 해왔다. 학보사 기자라는 특이한 신분은 학업 외에도 매주 기사 원고작성에 매달려야 하는 시련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 대학 김수복 총장부터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까지, 교내외의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볼 수 있었다. 매주 달라지는 취재원과 그들에게서 듣게 되는 새로운 정보들은 견문을 넓혀줬다. 이는 기자의 진로 고민에 대한 답이 되기도 했다.


이번 학기를 마치면 기자는 학보사 생활 1년 차를 맞이한다. 단대신문에서의 1년은 기자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서의 역할을 해 줬다. 기자는 남에게 묻고 답을 듣는 직업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 20여 년간, 그동안 기자가 개인적인 삶을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주변을 돌아보고 타인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자 노력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자 한다. 더욱더 새로워지자. 오늘도 기자는 신문사 책상에 놓인 프레스증을 보며 다짐한다.

이수현 기자
이수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suhyeon@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