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야하지 않은 노출 이야기
6. 야하지 않은 노출 이야기
  • 신유안 작가
  • 승인 2019.11.14 13:33
  • 호수 14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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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출에 따라 사진 분위기는 달라진다
▲ 노출에 따라 사진 분위기는 달라진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곧 눈이 내리고 운이 좋으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도 있겠죠. 이런 날을 기념하기 위해 카메라를 안 꺼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카메라를 자동으로 놓고 눈이 내린 장면을 찍으면 칙칙한 회색의 사진을 얻게 됩니다. 왜 그런 걸까요? 오늘은 이 비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빛’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사진의 밝기가 조절되고, 우리는 이것을 사진의 노출이라고 부릅니다. 사진에서 노출은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과 비슷하거나 동일하게 촬영되는 것을 ‘정노출’이라고 합니다. 카메라의 노출 눈금을 0에 맞추면 카메라는 이것을 정노출로 인식하고 촬영을 하게 된답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자동으로 놓고 촬영을 하게 되면 정노출을 기본으로 사진이 촬영됩니다.

하지만 정노출이 적정 노출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정노출이 항상 사람이 보는 것과 비슷하게 촬영해주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상황에 맞춰 임의로 노출을 측정하고 조정해 우리가 보는 것과 가장 비슷한 적정 노출을 찾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겨울에 찍는 눈 사진의 경우에도 적정 노출을 카메라가 맞추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게 카메라가 자동으로 적정 노출을 맞추기 쉽지 않은 이유를 아주 간단히 설명을 하면 카메라는 모든 밝기와 색의 기준을 회색(gray)으로 인식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그래서 너무 어두운색은 조금 더 밝게 촬영을 해서 회색으로 맞추고, 너무 밝은색은 조금 더 어둡게 촬영해 회색으로 맞추는 격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눈’ 사진의 경우는 카메라가 인식했을 때 너무 밝은 사물이기 때문에, 카메라는 조금 더 어둡게 촬영해 본인만의 노출의 기준을 맞추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눈으로 볼 때는 회색의 눈이 담겨 칙칙한 눈 사진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카메라상의 노출을 조금 더 밝게 조절해서 촬영하면 됩니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가 눈으로 보는 하얀색 눈을 사진으로 얻게 되는 거죠. 즉 밝은 사진은 더 밝게 촬영해야 합니다. 반대로 검은 소파 같은 어두운 물건을 촬영할 때에는 조금 더 어둡게 촬영해 줘야 우리가 눈으로 보는 정도의 비슷한 검은색이 나오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밝은 것은 더 밝게, 어두운 것은 더 어둡게 촬영을 한다면 우리는 더 나은 결과물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적정 노출을 얻는 것은 중요합니다만 우리가 눈에 보이듯 찍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노출을 통해 우리는 사진가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밝게 찍힌 사진은 밝음, 역동적, 행복, 추억 등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둡게 찍힌 사진은 쓸쓸함, 차분함, 슬픔, 생각, 고뇌 등의 감정 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진의 밝기를 우리는 감정의 표현 도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노출값에 따라서 사진의 분위기는 크게 변화합니다. 이러한 노출값을 결정하는 요소는 조리개, 셔터 스피드, ISO(감도) 등의 요소들이 있습니다만 지면의 한계상 이 모든 요소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사진의 결과물에 영향을 미치는 노출값들을 결정하는 눈을 가지는 데에 있습니다. 이러한 눈을 가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촬영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한번에 얻어지는 것은 세상에 결코 없습니다.

신유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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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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