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중심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다
소프트웨어 중심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다
  • 단대신문
  • 승인 2019.11.14 15:19
  • 호수 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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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대세라는 광고 문구가 관심을 끌었다. 테크놀로지는 인간이 존속하기 위해 필요했었고, 실제로 개념 이전에 누구에게나 필수적인 생존수단이었다. 평범한 사람의 일상 행위에서도 기술이라는 말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특정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에서 학습을 통해 습득된 기능은 필요하다. 이제 컴퓨터는 더 이상 신기한 기계도 아니고 평범한 일상의 도구로 사용되는 시대가 되었다. 누구나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원활한 일상 또는 본업을 위해서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시대 상황에서 언제부터인가 아날로그라는 단어의 생소함을 가끔 보게 된다. 연속된 물리적 양인 아날로그의 정의를 얼마나 확대 해석해야 할 지 가끔 세상을 다시 둘러보게 된다.


아날로그는, 전자 전기적 기기 또는 환경을 배제한 감성적 이미지를 통해 이미 오래된 삶의 형태로 아련한 추억의 느낌을 주는 단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날로그라는 형태는 기본적으로 자연의 속성을 지니고 있는 물리적 현상이나, 그러한 물리적 대상을 인위적으로 변화하거나 가시화된 인공물로 만들어내는 과정 또는 결과물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인간의 역사 속에서 아날로그라는 범주는 인위적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인간이 원하는 목적에 맞게 어떻게 다룰 수 있는가 하는 사고와 기술적 도전의 대상이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인간이 자연 현상을 인식하는 수준은 정밀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인간이 아날로그 형태의 자연적 속성을 다루는 기술이 얼마나 원숙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는 주제는 쉽게 다룰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인간은 그런 과정 속에서 디지털이라는 숫자로 표시할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한 것이다. 디지털 공간은 한계성을 지닌다. 그 이유는 디지털이라는 표현 방법 또는 존재는 연속성이 결여된 공간이고, 한계가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디지털 공간 안에서 인간이 추구했던 문제를 축소한 모델을 만들었고, 그 공간 안에서 목적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시대에 살고 있다. 분명 디지털 기술은 인간이 이전에 보지 못한 기기와 방법을 제안했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기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기존 아날로그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현상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디지털의 속성으로 인해 확산의 속도가 너무도 빠르다는 것이다. 이 점을 통해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양산과 판매를 통한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다만, 여기서 우리는 기술 자체만의 가치와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가지게 되는 가치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는 생각이 든다. 선전이라는 옷을 입은 기술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이제 자연에서 더 멀어지는 길을 택한 것인 지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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