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懷古) : 1년을 돌아보며
회고(懷古) : 1년을 돌아보며
  • 김종익 기자
  • 승인 2019.11.19 14:56
  • 호수 146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새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캠퍼스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던 나뭇잎도 아스팔트에 누워 한 해의 마지막 계절을 알리고 있다. 누군가는 파릇파릇한 신입생에서 재학생이라는 변화를 맞이하고, 다른 누군가는 재학생에서 졸업생이라는 변화를 맞이해야 할 때다. 문득 어느새 지나가고 있는 1년이라는 시간이 여느 때보다도 빨리 지나갔음을 느낀다.

 

올해는 유난히도 짧았다. 물론 이전에 비해 맡은 일도 많았고, 작년에 비해 하고 싶은 일도 다양하게 시도해본 날들이었다. 그러나 어른들이 종종 말하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라는 말에 크게 공감할 정도로 기자의 22살은 빠르게 지나가기도 했다. 정작 계획한 대로 이뤄진 것은 반의 반절도 되지 않았다. 군대에 입대하는 것도 3번이나 연기해 병무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지 않을까 두려워하면서도 입영을 또다시 뒤로 했다.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곧 2학년을 마치게 된 기자를 마주할 수 있었다.

 

혹자가 올해 기자의 가장 잘한 행동은 무엇인가 묻는다면 한 치의 고민 없이 단국대학교 학보사 단대신문에 이름을 잠시나마 새긴 것이라 말할 것이다. 지난 3월 어느 날, 합격 문자를 받고 고등학생 때부터 원했던 학보사 기자로 활동한다는 생각에 감동에 젖어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한 채 무작정 달려들었다. 첫 회의를 하러 가며 죽전캠퍼스 혜당관 옆 계단에서 느꼈던 그 벅찬 설렘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향후 진로계획란에 대학에 진학해 학보사에 들어가 대학 기자로서 이름을 날리고 싶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학보사라는 조직에 이미 애정을 가지고 있었으니, 올해 이보다 더한 감동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한 학기 동안 수습 기간을 거치고, 기자라는 직함이 새겨진 본인의 명함을 보며 설렘보다 무거운 책임감이 앞섰다. 기자라는 명함을 들고 단대신문을 먹칠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의욕이 과했던 탓일까. 선임기자가 누누이 강조했던 부분을 잊고, 기자로서 해서는 안 될 잘못을 행했다. 이에 기자는 큰 죄책감에 빠져 잠시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술만 마시며 자책만 하던 사람이 됐다. 그러나 신문사 구성원들의 크나큰 위로와 진심 어린 조언 덕분에 다시 밖으로 나가 뛰어다니는 기자로 돌아왔다.

 

기자는 발로 뛰어야 한다. 어느 선임기자가 전했던 조언이다. 기자의 인생에 변곡점이 됐던 이 말은 무엇을 하든지 편한 길을 가려 하지 말고, 어려운 길이 있더라도 올바른 길이라면 그곳을 향해 가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게 했다. 뻔한 말일 수 있지만 실천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그 말. 이제 기자는 편한 길보다는 올바른 길을 향해 다시 한번 발을 내딛어 보려 한다.

김종익 기자
김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rlawhddlr98@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