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문학-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 강혜주
  • 승인 2019.11.22 11:02
  • 호수 14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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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통제되는 세상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존엄성을 초월했을 때 초래될 세상을 보여주는 책"

 

저 자 올더스 헉슬리

책이름 멋진 신세계

출판사 문예 출판사

출판일 2018.03.20.

페이지 p.412

 

개인이란 무엇이지? 우리는 식은 죽 먹듯 새로운 개인을 만들어낼 수 있단 말일세.” p. 226

 

멋진 신세계에서 개인은 철저히 사회를 위한 부품으로 취급받는다. 인간의 편의를 위한 발전이 인간을 통제하는 수단이 된 사회. 이런 걸 과연 문명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이곳은 실업도 질병도 노화도 없다. 모두 자신이 맡은 바에 충실하고, 그로 인해 행복을 느낀다. 만약 기분이 좋지 않더라도 걱정 없다. 매일 배급 받는 소마한 알이면, 몽롱한 기분이 들며 다시 행복이 찾아올 테니. 그야말로 유토피아가 도래한 것이다.

다만 이들은 모두 부모가 없다. 태아 생식은 사라진 지 오래고, 모든 아이들은 인공적으로 시험관 속에서 태어난다. 이들의 삶은 출생부터 계급, 그리고 직업까지 시험관 속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그에 맞춰 실시된 수면 시 교육이 태어날 때까지 반복되고, 또 다시 반복된다.

감정부터 비판 능력까지, 개인의 모든 지적 활동이 통제되는 시대. 이들은 문학도 예술도 즐기지 못한 채 오로지 성적 유희만이 취미라고 인지한다. 모두가 이처럼 교육받았고, 만족하며 살아간다. 멋진 신세계에 야만인으로 살아온 존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야만인 격리구역에서 온 존은 문명사회가 표방하는 도덕적 가치가 자신의 기준과는 너무도 달라 충격받는다. 야만인 구역에서 함께 왔던 린다의 소마 과다복용 으로 인한 죽음에 존은 슬퍼하지만, 문명인들은 아무도 그 죽음에 공감하지 못한다. 존은 이런 문명사회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며 인간답게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지만, 모두 귀를 막은 채 존을 손가락질한다. 소마는 인간을 감정으로부터 격리시켰고, 수면 시 교육은 온갖 불합리한 가치들의 주입이었다. 기자는 상식이 깨지고, 도덕이 무너지고, 주관이 통제됐을 때 비로소 유토피아가 실현된다는 점이 믿기지 않았다.

?’라는 질문은 지금까지 인류를 발전시킨 원천이다. 때론 이성을 앞선 감정이 더 가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알 권리와 사사로운 감정을 품을 권리가 박탈당한 세상이라면, ‘개인이라는 개념은 상실된 채 인간은 점점 퇴화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얻어지는 것이 행복이라면 차라리 불행이 가치 있는 삶 아닐까. 과학의 발전이 종종 인류가 이륙해 온 인문학을 앞서는 듯해 보여도, 이 둘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변화에 맞춰 변하고 발전하되, 휩쓸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자.

강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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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riv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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