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번역으로 글로벌 고객을 겨냥하다
고품질 번역으로 글로벌 고객을 겨냥하다
  • 서현희 기자
  • 승인 2019.11.22 14:17
  • 호수 14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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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바벨탑
▲  ‘바벨탑’의 조은별 대표

AI 기술의 발달로 구글 번역, 파파고 등과 같은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가 등장했다. 그러나 사업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은 일상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적인 번역이 필요하다. 위 서비스들은 고도로 정교한 데이터를 학습해 본 적이 없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인 기업이 상업적으로 활용하기에는 번역 품질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번역 서비스의 문제점을 파악하며 해외 진출이 필요한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문 번역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한 ‘바벨탑’의 조은별(30) 대표를 만나봤다.

▲  ‘바벨탑’의 모바일 홈페이지 화면

바벨탑은 번역 외주를 필요로 하는 기업과 전문 통·번역사의 사이를 연결해주는 통·번역 플랫폼이다. 조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번역가와 의뢰인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의뢰인이 홈페이지에서 출발어와 도착어, 프로젝트 유형과 전문 분야를 선택한 후 원문을 올리면 예상 번역 시간과 글자 수가 산출된다. 이후 통·번역가가 판단한 글자당 번역 비용과 구체적인 작업 계획이 공개되며, 그 사이의 거래를 중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과거 통·번역사로 활동하던 조 대표 자신이 느낀 번역 업계 시스템의 문제점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바벨탑을 만들기 시작했다. 창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조 대표는 사업에 오래 종사한 아버지의 권유로 자신의 창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여러 청년 창업 정부 지원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이에 그는 지난 2016년에 처음으로 지원했던 중소기업청이 주최하는 창업지원 사업에 채택됐다. 조 대표는 해당 사업으로 받은 자본금을 토대로 바벨탑의 시제품을 만들게 된 것이 창업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라고 밝혔다. 한편 바벨탑은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에서 11인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벤처 투자를 유치했다. 조 대표는 현재 당장의 수익성에 연연하지 않고 향후 성장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 벤처 투자를 유치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창업 과정 중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IT에 대한 배경이 없던 창업 초기 상황을 꼽았다. 그러나 그는 “IT 개발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사업을 하면서 꼭 배경이 IT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IT 출신이 아니라는 것이 결코 단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AI 번역의 발달로 인해 ‘인간 통·번역사’가 설 자리가 좁아질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조 대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현재 번역을 위해 해야 하는 기계적인, 일명 ‘노가다’를 대체할 뿐”이라며 “AI 기술은 복합인지 능력이나 창의성이 개입된 번역은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대표는 번역가의 미래를 ‘제너럴리스트’에서 ‘스페셜리스트’로 새롭게 정의한다는 입장이다. 번역은 더 정교하게, 번역가는 더 전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틀을 다지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에 바벨탑은 전문 번역 데이터를 구축하고 내년부터는 바벨탑 지능화에 시동을 걸어 쌓인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이를 판매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언어의 제약이 없는 국제 비즈니스 환경 실현”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편 조 대표는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사업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창업에 도전하려는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가치관에 대해 정립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한 뒤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와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것을 당부했다.

서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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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en991015@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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