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한 끼와 함께 Cheer Up!
든든한 한 끼와 함께 Cheer Up!
  • 박예진 기자
  • 승인 2020.04.14 17:24
  • 호수 14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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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데리에그덮밥

<조리 순서>
1 학교 앞 닭꼬치집에서 산 닭꼬치(닭+파+데리야키 소스)에서 꼬치를 뺀 후, 한입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2 계란 2개를 풀고 우유를 조금 넣은 에그 스크램블을 만든다.
3 즉석밥을 1분 30초 데운다.
3 데워진 밥 위에 준비된 닭과 파를 얹고 에그 스크램블도 올려준다.
4 냉장고에 남아있던 일회용 케이준 소스로 마무리한다.
Tip. 편의점에서 사 온 비타500을 얼음과 함께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 완성!

▲심예지 수습기자
▲일러스트 심예지 수습기자

대면 강의가 또 미뤄졌다. 개강 전 설레는 마음으로 물건을 정리하러 자취방에 내려왔다가 국가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이 ‘심각’ 단계로 격상돼, 본가에 돌아가기도 애매한 상황이 돼 버렸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너도나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기에 등교는 커녕 친구들과 약속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벚꽃 비가 내리는 산과 들로 뛰어다닐 시기에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집에 콕 박혀있는 건 이제 지긋지긋하다. 오늘은 정말이지 우울하고 공허한 이 기분을 날려줄 달콤하고 든든한 한 끼가 꼭 필요했다.


냉장고를 열었다. 달걀 두 개와 우유 조금. 선반에는 즉석밥 하나. 월말이어서 그런지 통장 잔액와 냉장고 모두 넉넉지 않았다. 평소 즐겨 먹던 에그 스크램블을 해 먹을까 하다가 며칠 전 TV 프로그램에서 본 자취생 간단 덮밥 요리가 생각났다. 닭꼬치를 이용한 간단 덮밥. 닭꼬치는 맛과 맵기, 양념까지 내 취향대로 고를 수 있어서 각자의 선호에 따라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만능 재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에그 스크램블과 자극적인 닭꼬치가 올라간 덮밥을 떠올리니 침샘이 격렬하게 일하기 시작했다.


학교 앞 닭꼬치 집 문을 열자 진한 데리야키 소스 향이 코끝을 스쳤다. 데리야키는 일본을 대표하는 간장 소스로 닭고기와 생선 뼈로 육수를 내 설탕, 맛술과 졸여 만든 걸쭉한 소스다. 방금 나온듯한 닭꼬치는 데리 소스와 거의 한 몸이 된 듯 어울렸고, 그 윤기와 달콤한 향을 마주하니 눈이 메뉴판에 닿기도 전에 입은 이미 “사장님, 데리 파닭 하나 주세요!”를 내뱉고 있었다. 나중에 살펴보니 닭꼬치 사이에 낄 재료로 떡과 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덮밥을 해 먹을 테니 파가 잘 어울리겠구나’하고 안심했다. 자취방에 오던 길, 같이 먹을 만한 음료를 사러 편의점에 들렀다. ‘든든한 한 끼’라는 오늘 저녁 주제에 맞게 고민 없이 비타500과 각얼음을 집어 들었다.


자취방에 도착하자마자 포장한 닭꼬치에서 꼬치를 빼 먹기 좋게 잘라줬다. 파도 너무 크지 않게 썰었고 데리야키 소스도 그릇에 남김없이 덜어냈다. 그다음 노른자를 터뜨린 달걀 두 개에 우유 조금을 섞고 달궈진 프라이팬에 올려 ‘스크램블’의 이름에 걸맞게 마구 흩뜨려줬다. 간을 맞추기 위해 한 입 맛본 에그 스크램블은 우유가 들어가 그런지 푸딩처럼 부드럽고 달곰했다. 에그 스크램블이 거의 다 익었을 때쯤,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1분 30초에 맞춰 데우기 시작했다. 밥만 데워지면 요리는 모두 완성이다.

▲ 부드럽고 따뜻한 덮밥
▲ 부드럽고 따뜻한 덮밥

하얀 쌀밥 위에 여전히 따뜻한 닭과 잘 썰린 파를 올리고, 갓 완성된 에그 스크램블을 얹었다. 뭔가 심심해 보여 빈 냉장고를 뒤적거리자 배달음식과 함께 왔던 일회용 케이준 소스가 보였다. 케이준의 새콤한 향이 달콤한 데리향과 만나니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지겨워진 배달음식 상자들을 뒤로하고 맛본 덮밥은 한 입 먹자마자 두 그릇도 해치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게 했다. 조금 느끼할 거라 생각했던 데리 소스는 혈관까지 짜릿하게 하는 비타500과 함께 먹으니 아주 만족스러웠다. 우울했던 기분은 멀리 날아가고 절로 휘파람이 나왔다. 참 배부르고 완벽한 하루였다. 

한 줄 평
자취 2년 차, 참 많은 음식을 만들어 먹었지만 오늘 꽤 괜찮은 조합을 발견해 뿌듯하고 신난다. 다음에 또 해 먹어야지!

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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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llionaire0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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