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에 편안함은 덤! 슬기로운 집관생활
즐거움에 편안함은 덤! 슬기로운 집관생활
  • 정찬우 수습기자
  • 승인 2020.05.20 0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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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홈(Home)족 문화(2) – 스포츠 집관, 간이 영화관
▲ 치맥과 함께 즐기는 야구 집관
▲ 치맥과 함께 즐기는 야구 집관

 

지난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 모두 어려워졌다. 평소라면 사람들과 함께 응원하고 있을 스포츠 경기와 사람들로 꽉 찬 영화관에서 시청하고 있을 영화, 그리고 한강공원에서 뛰어노는 축제 등을 즐기지 못해 참 아쉬운 상황이다. 그래서 기자는 고민 끝에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방구석 문화생활'을 찾아냈다.

현재 우리나라는 프로야구(KBO) 리그가 한창이다. 전 세계 프로야구 리그 중 두 번째로 지난 5일 개막했다. 성공적인 K-방역을 통해 이번 프로야구 리그는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예년과 달리 무관중으로 경기가 이뤄진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비접촉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야구를 직접 볼 수 없게 되자 집에서 야구 문화를 향유할 방법을 찾았다. 바로 야구 ‘집관’이다. 직접 관람한다는 의미의 직관과 달리, 집관은 집에서 관람한다는 뜻을 가진 신조어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이후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문화다.

감염병으로 인해 직관의 맛은 즐기지 못하게 됐으나 야구 관람은 놓칠 수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으로 즐길 수밖에. 기자는 야구 집관도 직관만큼이나 재밌다는 것을 증명해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직관이든 집관이든 ‘야구’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바로 ‘치맥(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것)’이다. 기자는 치킨과 맥주로 야구를 즐겁게 관람할 준비를 하고, 실제 야구장의 현장감을 위해 소파가 아닌 야구장 의자와 비슷한 의자에 앉아 응원할 준비를 마쳤다. 애국가가 들려오며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고 양 팀 투수의 호투(투수가 공을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잘 던지는 일)에 힘입어 팽팽한 동점 승부가 이어졌다. 그러나 상대편의 득점으로 모두가 상심하고 있을 때 기자가 응원하는 팀의 타자가 역전을 만들어내며 경기가 종료됐다.

다음 날, 야구가 끝나고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몇 주간 학수고대했던 영화, ‘사냥의 시간’을 보기로 했다. 이 영화는 코로나19로 극장 상영이 어려워지자,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개봉했다. 기자는 팝콘과 콜라 없이 절대 영화를 볼 수 없는 사람이라 근처 편의점에서 캐러멜 맛 팝콘과 콜라를 사 왔다. 하지만 집에서 영화를 보기엔 아직 날이 너무 밝아서 간이 영화관 만들기에 도전하기 위해 집에 남는 종이 상자를 찾았다. 이후 핸드폰이 들어갈 공간을 상자 위에 맞추고 잘라냈다. 머리를 먼저 넣고 핸드폰을 눈높이에 맞추니 어느새 나만의 영화관이 완성됐다.

간이 영화관을 사용하니 주변이 밝아도 영화가 나오는 핸드폰 화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배우의 호흡과 기자의 호흡이 하나같이 느껴졌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 숨이 멎는 것 같았다. 2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은 20분도 채 되지 않는 듯 순식간에 지나갔다.

최근 ‘넷플릭스’, ‘왓챠’ 등의 OTT 서비스(인터넷으로 보는 TV 서비스)가 유행하고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파티 기능을 통해 친구들과 같은 콘텐츠를 보며 실시간 채팅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제는 방구석 개인 관람을 넘어 랜선 단체 관람도 가능한 것이다.

야외에서 누리는 것이 당연했던 문화생활을 집에서 경험해보니 매우 특별한 나날이 됐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집에서 무력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소소한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외부가 아닌 집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해보자. 이는 지루한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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