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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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대신문
  • 승인 2020.05.26 23:17
  • 호수 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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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이 일어나 생산성이 증가함과 동시에 유럽의 도시화는 급속하게 가속되었다. 도시화는 주로 자본과 생산성을 가진 마을을 중심으로 일어났고 한꺼번에 많은 인구이동이 일어나 밀집된 거주가 발생했다. 입체적 공동거주 형식이 로마 제국 이후 더 빠르게 진화했다. 근대 도시의 탄생이다.

건축가들은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주거시설에 대응해 도시를 계획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대도시계획의 임상 실험은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었다. 네덜란드의 건축가 베를라헤(H.P. Berlage, 1856~1934)는 도시를 계획하고 실제로 지어본 건축 역사상 근대 시기의 첫 건축가라고 한다. 암스테르담의 남측 도시가 바로 그중 하나다.

이 시기에 흥미로운 것들이 등장했다. 도시에서 같이 사는 법을 상세히 기술한 매뉴얼이었다. 네덜란드 정부가 도시로 상경한 전원인이 성공적으로 도시의 삶에 적응하여 시민의 일원이 되는 것을 돕기 위해 이 책을 출간했다. 그 내용에는 수도 사용법, 실내 수세식 변기 사용법, 쓰레기 버리는 법 등 새로운 문명의 이기(利器)를 사용하는 방법이 친절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공동 거주 시설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사는 방법을 기술한 내용이다. 밀집해서 살 필요가 없었던 사람이 다른 이를 의식한다는 것은 새로운 삶의 방식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넘은 일이다.

2020년,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는 새로운 공존의 패러다임을 맞이했다. 거주뿐 아니라 이젠 소통의 방식도 새 패러다임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특정 지역에만 몰려있던 인프라의 분산과 더불어 인구 밀도의 미묘한 변화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다. 지역 간 이동이 줄어들고 효과적이고 다양한 원격 소통 방식이 등장할 것이다. 한국의 지배적 거주형식인 아파트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차분하며 성공적인 대처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한국은 근대 시기의 네덜란드와 같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실험 중이다.

비대면 강의를 시작한 지 10주가 지났다. 대학은 우려했던 것보다 차분하다. 견고했던 교육 개념, 방식 그리고 형식에 물결이 일고 있다.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관계에도 지형 변화가 있을 것이고 기존 교육방식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소통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대면 방식으로 인해 볼 수 없었거나 보지 못했던 가능성이 드러날 것이다. 정보의 불균형을 통해 교육의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것은 기정사실이 된 지 오래다. 비대면 교육으로 이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버렸다. 이제 교육은 더 이상 공간의 제약도 없어진 듯하다.

자 그렇다면 이제 교육의 지향점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선생들이 답을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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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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