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CONTACT)'이 필요 없는 사회
‘접촉(CONTACT)'이 필요 없는 사회
  • 김미주 (무역•4)
  • 승인 2020.05.26 23:07
  • 호수 147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안한 단절, 의료영역에 적용된다면

 

비대면 소비, 비대면 마케팅, 비대면 문화. 최근 코로나19로 시장의 모습은 많이 변화했다. 소비에 있어 사람과의 만남이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삶이 비대면 문화로 가까워질수록 화두가 되는 것이 있다. 최근 정부가 허용 의지를 보이는 ‘원격 의료’다. 원격 의료란, 환자가 직접 병ㆍ의원을 방문하지 않고 통신망이 연결된 모니터 등 의료장비를 통해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한 진료 보장과 감염 우려로 인한 의료 접근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 말 전화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에 코로나 시국이 계속됨으로써 약 26만여 건의 전화 진료가 이뤄진 것도 사실이다. 

사회적 합의 없이 갑자기 다가온 코로나 19 사태와 비대면 문화의 확산. 물론 우리나라가 이미 몇 달간의 팬데믹을 겪으면서 비대면 문화에 익숙해졌고 이에 필자는 우리나라 산업이 비대면 문화를 의료까지 확산할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는 단순히 원격 진료를 허용할 것인가, 금지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 현대인들은 간단한 증상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스스로 진단하기도 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자가 문진표를 통해 ‘나 ○○병에 걸린 건가?’며 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원격 의료 시행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혀의 색을 보고 진료하는 한의원의 경우 모니터의 해상도에 따라 진단명이 달라진다는 하나의 예시와 오진의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라는 것이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원격 의료는 간단하게 해결된 문제도 아니며, 충분한 논의 없이 시행하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다. 현실적으로 원격 의료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의료법이 개정돼야 한다. 해당 제도를 당장 시행할 수 없는 상황 속, 지금은 여러 방면으로 고민해보는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생각이 든다. 우선 현재까지 이뤄졌던 전화 진료의 데이터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으며 원격 의료를 어떻게,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허용 이후 의료 서비스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그동안 원격 의료가 외면받아 온 이유를 한 번 돌이켜보며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에 좋은 바람이 불 수 있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