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태산, 속담이 현실이 되다
‘티끌’ 모아 태산, 속담이 현실이 되다
  • 박예진 기자
  • 승인 2020.06.03 00:22
  • 호수 14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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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티클(tickle)

‘가벼운 주머니’의 대명사인 대학생, 사회초년생 그리고 N년차 직장인까지. 우리나라 2030세대는 본인의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통합 보험관리 플랫폼 ‘굿리치’가 수도권에 거주 중인 청년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작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의 55%와 30대의 63.4%가 재무 목표 달성에 부진했다. 그래서 여기, 2030세대가 겪는 금융 생활의 문제점에 집중해 ‘티끌 모아 태산’의 그 ‘티끌’에 주목한 기업이 있다.

▲ 티클(tickle) 강상윤 대표
▲ 티클(tickle) 강상윤 대표

티클(Tickle)은 ‘잔돈을 저축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소비와 저축을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청년들의 재테크를 돕는 핀테크(금융기술서비스) 기업이다. 자신이 실제로 사용하고 싶은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만들고 싶었다는 강상윤(23) 대표는 “재테크가 어려운 청년들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며 “금융 사업에 뛰어들기 전 미국, 영국, 호주 등 핀테크 분야가 발달된 나라들의 서비스를 검토하면서 어떤 아이템이 실제 생활에서 혁신을 줄 수 있을지 고심했다”고 답했다. 이에 강 대표는 미국 기업인 Acorns의 저축 서비스에서 서비스 아이템을 착안하고 국내 카카오페이, 토스 시스템의 장단점을 파악해나가며 작년 1월 주식회사 티클을 설립했다.


티클의 주력 사업인 앱은 연동된 카드에서 결제되면 1천 원 이하의 잔돈을 주 단위로 모아 티클 내 CMA(자산관리) 계좌로 일괄 입금해주는 대리 저축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4천300원짜리 음료를 샀다면 700원이, 5천 원짜리 물건을 샀다면 1천 원의 잔돈이 주 단위로 모여 저축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저축된 돈은 사용자가 입출금해 사용하거나 금융 상품에 이용할 자금으로 축적된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삼성증권‧KB카드와의 협약에 성공한 티클은 단순 저축에만 집중했던 서비스에서 활용도 높은 금융 상품인 P2P 투자(금융기관 대신 인터넷을 통해 대출자와 투자자가 직접 연결돼 이뤄지는 대출 서비스)나 주식 투자와의 연동까지 금융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 ‘티끌 모아 태산’을 실현시킨 티클(tickle) 앱
▲ ‘티끌 모아 태산’을 실현시킨 티클(tickle) 앱

하지만 누적 저축액 10억, 사용자 10만 명이라는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여주는 티클도 창업 초기엔 금융 사업 특유의 구조적인 규제로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강 대표는 “스타트업 회사에게 금융 사업이란 기존의 금융사와 협업하지 않으면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이기에 함께 할 금융사를 찾기 위한 미팅에 앱 제작만큼의 심혈을 기울여야만 했다”며 고단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대학생 신분으로 벌써 3번째 창업에 도전 중인 강 대표는 스물셋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크고 작은 성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면모를 보였다. 오히려 “이전의 창업은 실패가 아닌 시행착오였을 뿐”이라며 “그런 경험들이 없었다면 티클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스타트업 초장기엔 장벽이었던 그의 나이가 회사를 성장시킬수록 대표의 능력, 회사의 성과와 결부되며 현재는 내세울 만한 차별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어제보다 발전된 내일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그는 팀원이 성장할 때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고 믿으며 내부적으로는 1달에 1~2번 세션을 열어 각 분야의 업무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팀원들의 커리어에 든든한 시작점이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회사의 성장을 이끈 것이다.


끝으로 그는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어떤 역량을 지닌 사람이 성공하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본인이 어떤 강점과 약점을 지녔는지 알고, 강점은 내세우고 약점은 채워줄 수 있는 동료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체력과 지구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가 세상에게 보여줄 혁신의 종착점은 어디쯤일까. 속담을 현실로 만드는 그의 포부가 멈추지 않고 빛나길 바란다.

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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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llionaire0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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