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계는 인간이다
신의 한계는 인간이다
  • 손승연(국어국문·2)
  • 승인 2020.06.03 00:31
  • 호수 14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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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길을 걷다 손쉽게 십자가를 보거나, 신을 믿지 않더라도 자신의 소망을 기원하며 하느님(부처님)을 절로 외치는 것처럼 오늘날 종교는 단순한 문화 체계를 넘어 삶의 일부로 느껴진다. 종교는 인간의 삶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친 깊고 넓은 범위의 개념이다.

그렇기에 종교의 존재 이유, 유신론자의 신앙심에 대해 단순히 정의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종교는 초자연적인 힘이나 세상을 통해 인간이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행복감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인간은 종교를 앞세워 초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으로 위안을 찾을 뿐, 그저 예측 가능한 행위의 결과를 외면하는 것이다.

아마 시험을 앞두고 이런 기도를 드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느님, 부처님, 제발 한 문제라도 더 맞히도록 도와주세요. 모르는 문제는 찍어서 맞히게 해주세요….” 사실 시험에서 한 문제를 더 맞히기 위해서는 책을 펴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인 행동이며, 찍은 문제를 맞혔다 하더라도 종교적 도움의 실체라기보다는 우연한 일치에 가깝다. 이처럼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적인 노력보다는 믿고 있는 매개체를 통해 해결되기만을 소망한다. 하지만 ‘믿음’이 ‘현재’가 될 수는 없다. 신과 자신의 신뢰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믿더라도 그것은 진실이 아닌 도피일 뿐이다.

인간은 종교라는 초월적 힘이나 세계를 통해 안식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자신이 발붙이고 사는 대지를 인식해 자신의 방법을 찾는 행위가 필요하다. 인간이 사는 지상에서의 창조적인 해결법은 간절한 기도가 아닌 눈으로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자신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진정한 구원이자 해결이다. 틀림없이 인간은 종교로의 도피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해결해낼 힘을 가진 존재다.

어떻게 생각하면 인간이야말로 우리가 상상하는 진정한 초월적 능력을 갖춘 존재일지도 모른다. 자신만의 독단적인 자유의지를 표출하고 자아를 성찰한다면 우리는 종교적 도피가 아닌 진정한 대지를 마주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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