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하나, 내가 만든 특별함
세상에 단 하나, 내가 만든 특별함
  • 박수아 기자
  • 승인 2020.06.03 00:31
  • 호수 14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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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홈(HOME)족 문화(4)-DIY

‘코로나 블루’, 코드 블루(심정지 환자 발생 시 긴급 의료코드)와 언뜻 비슷해 보이는 단어. 부정과 부정의 이미지가 합쳐진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증이 합쳐진 신조어다. 현재와 같은 재난 중에는 실제로 두려움과 무력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다양한 취미활동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양한 취미 중에서도 DIY(Do It Yourself) 활동이 인기라는 소식을 듣고, 기자도 한번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DIY는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뜻으로 요리, 인테리어 장식, 그림 등 장르도 다양하다. 다양한 DIY 용품을 구경하던 중 피포페인팅 세트 위에 적힌 ‘누구라도 따라 하면 금손이 될 수 있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이 문구는 평소 미술을 좋아하지만 그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던 기자에게 도전 의식을 샘솟게 만들기 충분했다.
피포페인팅이란 명화나 유명 캐릭터 도안을 따라 채색하는 것으로, 따라 하기만 해도 간단히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더불어 캔버스 위에 숫자가 적혀있어 각 숫자에 해당하는 색의 물감을 칠하기만 하면 끝. 그림을 배운 적이 없는 사람도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다.

▲ 가지런히 놓인 피포페인팅 재료
▲ 가지런히 놓인 피포페인팅 재료

 

주문한 피포페인팅 재료가 도착하자 기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택배 상자를 열어봤다. 그리고 내용물을 꺼내 탁자 위에 캔버스와 물감을 가지런히 놓고 바로 붓을 들어 색칠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물감 색이 많지 않아 다양한 색감을 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물감끼리 섞여 새로운 색을 만들어내기도 해서 다채로운 색깔을 표현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칸이 작아 색칠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다 보니 선명한 색감을 위해 최소 두 번은 덧칠해야 한다는 요령도 깨달았다.

▲ 완성을 향한 신중한 붓놀림
▲ 완성을 향한 신중한 붓놀림

 

묵묵하게 색칠하다 보니 문득 오늘 안에 완성된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한 칸, 두 칸 비어 있는 칸을 채워가면서 어느새 잡생각은 사라지고 오롯이 캔버스에만 집중하게 됐다. 연이은 실내 생활과 과제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득했던 기자의 머릿속이 이 순간만큼은 깨끗하게 비워지는 듯했다. 어느새 기자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멋진 작품이 탄생했다. 뿌듯함과 마음의 안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 부엌 벽면을 장식한 그림
▲ 부엌 벽면을 장식한 그림

 

피포페인팅에서 성공을 거두니 얼른 다른 DIY도 접해보고 싶었다. 그 순간 어머니께서 바느질하실 때 어깨너머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떠올랐고 망설임 없이 바로 자수 재료를 사러 갔다. 생각보다 수준급의 실력이 필요한 자수들이 많아 당황했지만 초보자를 위한 자수도 한켠에 마련돼 있어 안도의 숨을 내 쉬었다. 꼼꼼히 둘러본 후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자수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 정성스럽게 수놓은 과정
▲ 정성스럽게 수놓은 과정

 

한 땀 한 땀 수틀 앞뒤로 바늘을 오가며 원단 위에 조금씩 완성돼가는 그림에서는 피포페인팅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천천히 그리고 정성스럽게 바느질하면서 왜 자수가 느림의 미학으로 불리는지 알 것만 같았다. 그것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 벗어나 평온함과 여유로움을 주는 것이었다.

▲ 만족스러운 결과
▲ 만족스러운 결과

 

기자가 완성한 제품들은 집안 곳곳에 장식해놨다. 이렇듯 작품을 하나둘 완성하다 보면 어느새 집 안이 자신만의 전시회가 돼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만들어져 나온 완제품도 좋지만, 나만의 개성과 정성을 담아 처음부터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따스해진 계절과 잘 어울리는 DIY 활동을 통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박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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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termelo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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