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피부색은 대수입니까?
당신에게 피부색은 대수입니까?
  • 승인 2020.06.03 00:17
  • 호수 1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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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인종차별의 경종을 올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는 20불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명목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이 그를 체포했을 당시, 이미 수갑이 채워진 상태였고 또 다른 경찰에게 팔다리가 제압됐다. 비무장 상태였던 조지의 목을 경찰은 강하게 압박했다. 계속된 압박에 “숨을 쉬지 못하겠다”, “나를 죽이지 말아달라”라는 부탁에도 경찰은 끝내 압박을 풀지 않았다. 결국 그는 의식을 잃었고 뒤늦게 구급차가 왔으나 이미 사망한 뒤였다.

◇ 비무장 상태인 흑인을 백인 경찰이 강경 진압하며 벌어진 이번 사건은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현재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들의 분노를 보여주듯 폭력 시위도 보이는 와중에,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시위대를 폭도와 극우 좌파라고 표현하며 군대의 무력 투입을 경고했다. 물론 시위가 약탈로 이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 시위는 평화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공권력이 저지른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시위가 모두 일반화돼 폭도라고 규정되는 일이 과연 옳은 걸까.

◇ 혐오는 어떠한 상황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 우리의 권리에는 누군가를 차별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명제들은 이유를 따로 붙일 필요 없이 당연한 내용이다. 당신이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듯, 나 역시 존중받아야 하기에. 하지만 세상에는 이 당연한 명제들을 무시해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이 있다.

◇ 하루하루를 무탈하게 보내는 것도 벅차게 느껴지는 오늘날. 누군가는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게 생존 싸움이었다는 사실이 무겁게 느껴진다. 인생은 게임이 아니다. 피부색은 당신이 누군가를 해할 수 있게 만드는 아이템이 아니다. 내가 ‘나’답게 보이는 하나의 정체성이며, 정체성은 누군가의 가치판단에 따라 재단할 영역이 아니다.

◇ 감염병으로 전 세계가 혼란한 상황 속 미디어에서 보도되는 사건들을 보면 ‘인권 재난 사태’가 따로 없다. 그렇다고 이 모든 일이 코로나19 때문이라고 결론 내리기에는 인권 침해 문제는 과거부터 꾸준히 지적돼 왔다. 상처가 곪다 보면 이내 터지고 말 듯이, 이번 백인 경찰의 흑인 살인 사건은 우리가 여태 우리 일이 아니라며 외면해온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니 이번만큼은 외면하지 말길. 함께 연대하며 진정한 평등과 평화를 이뤄냈으면 한다. <炯 >

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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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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