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이번 생에 ‘원격 강의’는 처음이라
특별기획│이번 생에 ‘원격 강의’는 처음이라
  • 유경진 기자·임재욱 수습기자  정리=강혜주 기자
  • 승인 2020.06.17 19:06
  • 호수 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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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의 합작으로 이뤄낸 한 학기

원격 강의로 진행된 이번 학기도 어느덧 끝나간다. 강의실에서 보는 교수님 얼굴보다 혼자 보는 PPT가 익숙해진 요즘. 우리 대학 구성원들은 어떻게 한 학기를 마무리하고 있을까. 이에 본지가 유학생, 새내기, 교수, 교직원 등 다양한 단국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일러스트 박두진 기자
일러스트 박두진 기자

 

▶ 원격 강의가 이어지는 상황 속 근황이 궁금하다.
- 포거티(국제경영·3): 수업이 있는 날에는 아침에 일어나 강의를 듣거나 공부한다. 전공 강의는 교수님이 올려주신 파일을 보는 방식이고, 한국어 강의는 줌(ZOOM)으로 수업하고 있다. 남는 시간에는 서울 구경을 다닌다. 
- 김미지(국어국문) 교수: 예정됐던 학술 행사나 논문 발표가 취소돼 강의 준비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원격 강의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하고, 과제 피드백에 시간을 쏟고 있다. 
- 죽전캠 학사팀 관계자: 평소라면 학생들로 활력이 넘쳤을 학교에 출근 중이다. 교내의 썰렁한 분위기가 다소 생소하다. 현재 업무 대부분을 비대면으로 절차를 간소화해 진행 중이다. 


▶ 강의 준비 및 진행과정에서 예전과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 김미지(국어국문) 교수: 출결 관리와 과제 확인에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대신 이전의 대면 강의에서는 충분히 하지 못했던 과제 피드백과 학생들 간의 의견 공유가 다양하게 이뤄지면서, 역설적으로 수업의 역동성이 확보됐음을 느꼈다. 
- 김수임(상담) 교수: 동영상 강의를 미리 촬영해야 하니 강의 준비 시간이 더 길어졌다. 또한 화상으로 내용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 달라졌다. 


▶ 한 학기 동안 원격 강의가 진행돼 특히 아쉬운 점이 있다면.
- 유연준(신소재공·4): 원격 강의는 몰입도가 떨어져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느낌이다. 특히 실험 과목은 직접 해보는 데 의의가 있는데, 이번 학기에는 단순히 영상 시청 후 이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아쉬웠다. 
- 정윤자(자유교양대학) 교수: 학생들과 직접 대면해 함께 토론하는 강의를 진행하고 싶은데 입을 꾹 닫고, 머리와 자판을 통해 내용과 마음을 전달하려고 하니 답답했다. 그래서 어떤 시간에는 딸을 일일 학생으로 등장 시켜 녹화한 적도 있었다. 


▶ 반대로 원격 강의여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구혜리(회계·3): 통학생 입장에서 원격 강의는 시간 절약이 가능해 좋다. 평소 통학 시간이 아깝기도 했고 체력도 많이 소모돼 귀가 후 다른 일을 하기 힘들 때가 많았다.
- 김수임(상담) 교수: 텍스트 자체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점이다. 각자 컴퓨터를 보며 수업하는 거라 개인 지도와 같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이번 학기는 갑작스럽게 진행돼 준비가 덜 됐지만, 체계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해 놓으면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좋을 것 같다.
- 김지원(광고홍보) 교수: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학습할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쫓기듯 질문하지 않아 질문의 질이 좋아졌고,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부담이 없어 질문의 양도 많아졌다.


▶ 원격 강의 진행과 관련한 애로사항이 있었는가.
- 포거티(국제경영·3): 지난 학기에 비해 교수님이 각 학생에게 신경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 아쉽다. 그리고 강의를 듣는 중 기술적 문제를 종종 겪었는데 내가 한국말을 잘 못 해서 해결에만 두 달이 걸렸다. 
- 정윤자(자유교양학부) 교수: 강의 내용이나 전달사항에 대해 질문이 들어오면 이메일, 카카오톡 등으로 많은 학생의 질문에 답해 주느라 종일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하고 지냈다. 
- 죽전캠 학사팀 관계자: 현장에서 교수-학생 간 대면이 이뤄지지 않아 소통에 어려움이 있던 것 같다. 학생들은 원격 강의 질적 개선을 지속해서 요구했고, 교강사에게 이를 당부하는 과정에서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 


▶ 학교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면(10점 만점). 
- 김주연(사학·1): 4.7점. 타 대학의 경우 공지도 빠른 편이고 소액이지만 코로나 장학금도 있었는데 우리 대학은 원격 강의 기간 연장, 기말고사 실시 방법 등 주요 공지가 늦어 답답했다. 지연되는 학교 대응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의 상황이 가슴 아프다. 
- 구혜리(회계·3): 7점. 학교의 전반적인 대응은 좋았으나 학사일정 관련 공지 시기가 늦었으며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한 반응도 아쉬웠다. 학교 입장도 이해되나 학생들은 원격 강의로 인해 많은 불편을 겪었다. 그런데도 이전과 동일한 등록금을 지불해야 하는 점이 납득되지 않는다.


▶ 다시 학교에 오는 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김주연(사학·1): SNS로만 연락해본 동기들과 직접 만나 밥도 먹고, 놀고 싶다. 답사, 엠티 등 다양한 학과 활동에도 참여해보고 싶다. 
- 유연준(신소재공·4): 다음 학기에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 졸업 전 학교에서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다. 빨리 상황이 정상화돼서 GTN(국제학생회)활동도 계속하고, 외국인 학우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길 소망한다.
- 김지원(광고홍보) 교수: 코로나19 이후의 대면 강의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일단 학생들과 눈 마주치면서 수업을 하고 싶다.

 

서로의 얼굴도 못 본채로 진행된 이번 학기는 다소 생소했지만 모든 구성원이 제자리에서 각자의 일을 해낸 덕분에 무사히 끝나간다. 당신은 어떤 1학기를 보냈는가. 처음이었기에 아쉬움도 남았을 테지만, 마무리는 후회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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