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탕으로 달콤한 인생
무설탕으로 달콤한 인생
  • 유경진 기자
  • 승인 2020.06.18 02:47
  • 호수 14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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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설탕없는과자공장
설탕없는과자공장의 오세정 대표
설탕없는과자공장의 오세정 대표

 

시험 기간이나 무언가에 집중할 때 ‘당 떨어졌다’며 달콤한 것을 찾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하루 설탕 섭취 권장량은 대략 각설탕 12개 분량인 25g이다. 하지만 대한영양사협회 실물 전시 지침서에 의하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설탕 섭취량은 100g이 넘는다고 한다. 이는 각설탕 50개에 해당한다. 이렇듯 우리는 일상 속에서 설탕에 자주 노출된 상태다. 이러한 당류 과다 섭취를 막고자 오세정(33) 대표는 푸드 스타트업 ‘설탕없는과자공장’을 창업해, 무설탕으로 빵, 과자, 시리얼을 만들고 있다.

설탕없는과자공장의 시작은 당뇨병을 가진 어머니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오 대표는 “어머니가 당뇨를 앓아 생일날 케이크를 드시지 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며 “또한 당뇨의 유전적 요인으로 나 또한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설탕 섭취를 줄이고자 무설탕 제품 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현재 설탕없는과자공장은 첫 직원을 뽑은 지 1년 만에 직원 10명을 넘겼고 작년 연 매출이 전년도 대비 540% 성장하며 스타트업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입지를 확보하기까지 모든 순간이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2015년, 무설탕 초콜릿을 취급하던 창업 초기에는 무설탕 제품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어 홍보가 어려웠다. 또한 제품을 항공으로 들여오다 보니 수익이 남지 않아 1년 만에 무산됐다. 오 대표는 “초콜릿 수입은 들여오는 비용이 많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 어려웠다”며 “이후 접근성이 높은 빵과 과자의 생산으로 사업을 전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무설탕으로 만들다 보니 식감 구현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 수천 번 시도 끝에 지금의 레시피가 탄생했다.

무설탕 제품의 '비건초코콩머핀'
무설탕 제품의 '비건초코콩머핀'

 

처음부터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던 그는 회사 재직 중 모은 3천만 원으로 창업 초기 자본을 확보했다. 또한 작년에는 창업진흥원의 초기창업패키지 프로그램에 선정돼 약 6천500만 원을 지원받았고 이를 통해 생산시설에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았다.

오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으로 고객의 마음 사로잡는 것을 꼽았다. 따라서 그는 고객에게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가격이 높다는 지적에 무설탕 제품의 특성과 원재료를 자세히 설명하며 고객을 설득하고 제품 패키지에 대한 컴플레인을 반영해 맞춤형 테이프를 제작했다. 이렇듯 고객의 사소한 의견도 넘기지 않고 반영하도록 힘썼다.

‘빵과 과자를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는 후기와 소아 당뇨 자녀가 제품을 먹는 모습을 인증사진으로 보내준 사람 덕분에 뿌듯함을 느낀다는 그.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많은 사람에게 또 하나의 선택지를 제시하고 싶다”며 “설탕, 당류, 탄수화물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장기적으로 설탕, 당질을 줄인 생활양식을 전파하고 많은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자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끝으로 오 대표는 창업을 도전하려고 하는 청년들에게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꿈을 꾸는 것도 좋지만 장밋빛 청사진만 생각하면 현실 판단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명확하게 성찰할 것을 당부했다. 더불어 “창업을 시작했다가 설령 실패하더라도 상심하지 말고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며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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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jin0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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