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과 대학
비대면 수업과 대학
  • 단대신문
  • 승인 2020.09.09 00:51
  • 호수 1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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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진정된 양상을 보이던 코로나 상황이 여름휴가와 광화문 집회로 인해 다시 우려되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거리두기 2단계를 넘어 2.5 단계를 실시했고 한 주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매장 취식이 금지되는 업종에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물론 제과점과 아이스크림 가게도 포함됐다. 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물론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이 익숙한 대학생들에게도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과 더불어 대학들의 2학기 수업도 온라인 개강을 맞이했다. 일단 개강 2주 동안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지만 코로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 1학기 온라인 수업을 통해 적지 않은 혼란을 경험했지만 큰 문제없이 한 학기가 마무리 됐고 조심스럽게 온라인 수업의 장점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자주 듣게 되는 뉴노멀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학의 온라인 수업이 포함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들의 생각은 나뉘는 것 같다. 온라인 수업이 대면 수업에 비해 수업의 질을 담보하지 못하고 학교의 시설과 기자재를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를 들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습이나 실기가 중요한 전공의 경우 이러한 불만이 더 크다. 반면 온라인에 올린 강의 콘텐츠의 경우 반복적인 접근이 가능해 장점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한국어 능력이 다소 부족한 유학생들의 경우 강의 콘텐츠의 반복적인 시청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고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경우 자기 집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이동에 따른 시간이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되면 교육 공동체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제일 먼저 대학 운영에 있어 물리적인 공간의 필요성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대학 운영의 경제적인 비용의 감소와 관련된 문제이며 일반 대학과 사이버 대학의 경계가 의미 없어지게 된다. 지금까지 온라인 대학 교육에 투자해 왔던 사이버대학의 경우 자신들의 영역에 일반 대학들이 침범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는 이유이다. 또한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인기 수업은 수강인원 제한 없이 강의를 개설할 수 있다. 물론 수업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출석체크나 채점을 인공지능으로 하던지 물리적인 문제는 기술적인 도움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이럴 경우 현재의 대학의 정체성과 의미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지금과 같은 칸막이로 된 전공이나 학과 운영이 불가능할 수도 있고 대학의 경계가 사라질 수도 있다. 캠퍼스 없이 글로벌 교육을 강조하는 미네르바스쿨과 같은 시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더 늦기 전에 코로나로 인한 강제적인 변화를 계기로 대학 교육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고 여기에 대학 구성원 모두의 참여와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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