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 복숭아와 춤을!
타코, 복숭아와 춤을!
  • 고혜주 기자
  • 승인 2020.09.09 00:48
  • 호수 14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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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복숭아 쉬림프 타코

<조리순서>
1. 복숭아, 양파를 깍둑 썰고 볼에 섞는다. 
(복숭아 1개당 양파 반 개)
2. 볼에 식초, 소금, 후추, 올리고당, 핫소스를 넣고 섞은 다음 냉장고에 30분간 냉동한다.
3. 파프리카, 아보카도, 양배추를 썰어 놓고 새우를 데친다.
4. 데친 새우를 아보카도 오일에 볶고 또띠아를 굽는다. (그냥 기름에 볶아도 OK!)
5. 준비한 복숭아 살사와 재료들을 또띠아 위에 올리면 완성!
TIP. 조금 밍밍하다면 스위트 칠리소스를 뿌려 감칠맛을 두 배로! 

일러스트 심예지 기자

 

지루함을 달래고자 뉴스를 보던 중 농가 사진이 눈에 띄었다. 연이은 태풍에 농가가 큰 피해를 봤다는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TV에서 ‘착한 소비’라며 잘 팔리지 않는 농산물을 소비하는 모습을 본 것 같다. 그래! 이참에 나도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 비장한 마음으로 지갑을 챙겨 과일 가게로 향했다. 멍든 복숭아를 사서 돌아와 먹어봤다. 그중에는 단 것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것도 많았다. 그런 과일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찰나 복숭아 살사 레시피를 발견, 곧바로 타코가 생각났다. 그렇게 생에 첫 타코 만들기가 시작됐다.


요리에 앞서 필요한 재료들을 확인해봤다. 주방을 둘러보니 기본소스 있고 양파, 양배추, 복숭아까지 모두 다 있다. 없는 재료인 파프리카, 아보카도, 새우, 또띠아는 바로 마트에서 사 왔다. 원래는 할라페뇨도 넣어야 하지만 매운맛에 약한 기자는 그냥 빼기로 했다. 요리 시작 전 파프리카와 양파, 복숭아 등을 깨끗하게 씻고 다듬었다. 파프리카를 자르던 중 잘 안 잘려 힘겨워하는 찰나 지나가던 동생이 원래 파프리카는 안에서 바깥쪽으로 잘라야 손질이 쉽다고 말해 조용히 파프리카를 뒤집었다.


살사 소스는 30분간 냉장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만들었다. 깍둑 썬 복숭아와 양파를 볼에 넣고 식초를 뿌렸다. 원래 살사에는 라임이나 레몬즙이 들어는데, 마트에서 여러 개 함께 파는 것을 사기에는 너무 아까워 식초를 대신 넣었다. 거기에 소금과 후추로 풍미를 더 했다. 레시피대로라면 이걸로 끝이지만 기자는 7%의 부족함을 느꼈다. 이에 잠시 고민을 거친 뒤 올리고당을 넣어봤다. 결과는 대만족. 감칠맛의 비결 중 하나가 단맛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원래 복숭아라면 충분히 단맛을 냈겠지만, 올해는 어쩔 수 없나’라는 생각과 함께 소스를 냉장고에 넣었다.


곧바로 새우를 냉동실에서 꺼내 한 번 데치고 프라이팬에 올린 뒤 아보카도, 오일과 함께 힘차게 볶았다. 주방 가득 퍼지는 고소한 냄새에 노래가 절로 나왔다. 멜로디에 맞춰 또띠아를 구우니 노릇노릇해지는 표면에 벌써 타코가 완성된 듯했다. 준비한 재료들을 들고 식탁으로 와 마지막 준비를 서둘렀다. 또띠아에 양배추, 파프리카, 새우, 아보카도를 올리고 사이사이에 복숭아 살사소스를 끼얹었다. 이제 반으로 접기만 하면 완성! 인데 아무래도 처음 만드는 것인지라 양 조절에 실패했다. 너무 많은 내용물에 타코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 군데 군데 복숭아가 들어간 대왕 타코

 


하지만 뭐든지 음식은 따뜻할 때 먹어야 한다는 지론에 엉성한 타코를 감싸 한 입 베어 물었다. 맛은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걱정했던 양파의 매운맛은 복숭아가 감싸 줘 향기롭기만 했고 고소한 아보카도와 아삭아삭한 파프리카 그리고 탱글탱글한 새우까지! 식감, 향, 맛 모두 완벽했다. 복숭아 살사소스가 달기만 한 건 아닌지 걱정했지만 다른 재료들과 어우러져 매콤하고 시큼한 살사의 특징이 살아 있었다.


농민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근사한 요리를 맛보고 나니 뿌듯함이 느껴졌다. 색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니 생각보다 재미도 있었고 그 많던 복숭아도 조금밖에 안 남았다.


한 줄 평
내가 산 복숭아로는 큰 도움이 안 되겠지만 많은 사람이 동참해 소비한다면 농민들의 슬픔도 행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다음에는 자두로 도전이다! 물론 양 조절도 성공할 거다.

 

고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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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tle1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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