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광고 논란으로 살펴보는 광고의 세계
뒷광고 논란으로 살펴보는 광고의 세계
  • 임성훈·정찬우 기자 정리=박아영 기자
  • 승인 2020.09.09 00:47
  • 호수 14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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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미 광고 속에 살고 있다
일러스트 심예지 기자
일러스트 심예지 기자

 

<Prologue>

최근 유튜버들이 이른바 ‘뒷광고’를 행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 뒷광고란 특정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고 게시자가 광고임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업로드 할 콘텐츠에 유료광고임을 표기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중심의 현 정보화 사회에서는 논란이 된 뒷광고 이외에도 과대광고, 허위광고와 같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광고가 문제시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전반적인 광고 문화의 특징과 위험성에 대해 알아봤다.

 

이리저리 치이며 성장한 광고

① 광고 도입과 쇠퇴기(1886~1945)
자본주의가 등장한 이래로 광고는 자본주의의 꽃으로 불렸다. 광고는 많은 돈을 불러들였고, 그렇게 불러들인 돈은 또다시 많은 광고를 양산해냈기 때문이다. 국내 광고의 시작은 1886년 ‘한성주보’에 실린 독일의 무역회사 광고였다. 하지만 이후 일제강점기가 시작됐고 일본 주식회사들의 광고가 지면을 장악했다. 때문에 이 시절의 광고는 물건의 판매보다는 사상주입에 그 목적이 있었다.

② 광고의 급성장과 현대적 광고의 정착 (1968~1995)
이후 6·25전쟁이 끝나고 나서야 TV, 라디오를 통해 물건 판매에 중점을 둔 광고가 시작됐다. 산업화가 진행되며 국민의 소득 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많은 가정집이 전자기기를 구비하기 시작했고, 이는 광고 산업 성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던 것이다. 70년대에는 제과업계, 80년대에 화장품 업계, 90년대 이후로는 전자업계가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지출했다.

③ 광고의 전성시대 (1995~)
현재 광고는 대중 매체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삶의 요소가 됐다. 광고의 특성상 자본이 유입되고 유입된 자본은 소비를 이끌어낸다. 이는 시장 경제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필수적 순환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9년 광고산업조사(2018년 기준)’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 광고산업 시장 규모는 약 17조원에 달한다.

 

뉴미디어 시대의 광고 패러다임 

뉴미디어 시대란 20세기 이후 과학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매체와 전통적인 매체가 합쳐진 시대를 의미한다. 뉴미디어 시대는 광고의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켰다. 과거 광고가 TV, 신문, 라디오 등 일반적인 대중 매체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인터넷과 같은 양방향 소통 매체를 이용한 광고에 힘을 쏟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시공간의 제약이 있는 TV나 라디오 광고의 힘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의 편의에 걸맞은 인터넷을 이용한 광고의 세력이 커지게 된 것이다. 실제로 ‘2019년 광고산업조사’에서도 인터넷 매체 취급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전년 대비 20.8%p의 증가율을 보이며, 인터넷 광고 시장의 성장세를 자랑했다. 


이러한 인터넷 광고의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이용자가 직접 제작, 편집해 만들어진 창작물인 UGC(User-Generate Content)를 활용한 광고가 있다. UGC 플랫폼인 유튜브는 접근성이 좋고 소통이 원활해 광고 효과를 배로 볼 수 있다.


광고의 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그것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 또한 익숙해졌다. 새로운 광고문화의 대표적 예시인 구글의 광고 배너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검색한 내용과 성별, 나이 등에 기반해 해당 이용자에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광고를 제시한다. 또한 광고의 표현 방식도 배너, 플리커, 버스 정류장 간판과 같은 옥외 광고 등 여러 방면으로 다양해지고 있어 일상생활 속 스며든 광고의 노출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광고가 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이렇듯 광고의 범위가 넓어지고 영향력도 함께 커지면서, 광고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다. 기업 및 광고대행사는 자신의 광고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됐고 이러한 경향은 점차 심화했다. 그들은 인플루언서에게 뒷광고 방식으로 홍보할 것을 권하거나 허위·과장해 소비자 기만적인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올해 7월, 판매업체 130곳과 판매 사이트 248곳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자 불안 심리를 이용한 허위·과대광고를 진행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발됐다. 해당 광고는 기구 살균소독제가 인체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 것처럼 보이도록 “실수로 마셔도 안전”하며, “온몸에 사용 가능”하다는 문구를 사용했다. 이러한 광고에 지속해서 노출될 경우 소비자는 소비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받거나, 불필요한 소비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경로의 광고가 대중을 유혹하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그 문제점을 파악하고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에게 물었다. 광고 고민 BEST 3 _영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안의진 교수

01. 허위광고,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가
광고는 먼저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규제된다. 보건복지부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은 정부 기관에서 허위광고를 적발해 제재를 가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소비자 입장에서 그것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마치 일반인 사이에서 사기꾼을 구분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비판의식을 갖고 광고와 다른 객관적인 정보를 통해 제품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02. 광고 윤리는 왜 필요한가
광고에 대해 법적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에 광고 윤리가 필요하다. 광고는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때로는 사회 구성원 전체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럴 때 광고를 통제하기 위해 광고 윤리가 요구된다.


03. 소비자 입장에서 어떻게 올바른 광고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는가
비윤리적 광고를 내는 업체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해 그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현시대 SNS의 파급력은 굉장하므로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쉽게 지적할 수 있다. 또한 시민단체 활동도 올바른 광고 문화를 형성하는 것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Epilogue>

뉴욕 광고회사 BBDO의 전 회장인 톰 딜런은 광고를 “자유의 증거이자 원인”이라고 말했다. 광고를 할 수 있어야 자유가 보장되며, 자유가 보장되는 곳에 광고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사의 이익만을 위해 허위·과대 광고를 하는 광고 제작자나 그것을 아무 사고 없이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있는 한, 자유가 보장된 광고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내가 보고 있는 광고물이 혹시 ‘속 빈 강정’은 아닐지. 자세히 살펴보는 비판의식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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