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물건은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
모든 물건은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
  • 임성훈 기자
  • 승인 2020.09.09 00:45
  • 호수 14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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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업사이클리스트

 

▲ ‘업사이클리스트’ 김경준 대표
▲ ‘업사이클리스트’ 김경준 대표

 

버려지는 자원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문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의 현수막과 의류에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스터가 이용되는데, 폴리에스터가 방출하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해 수질 오염과 섭취의 우려가 있다. 유럽 플라스틱·고무 협회(EUROMAP)에 따르면 2016년 대한민국 국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며 미국, 중국보다도 높다. 분해하는데 약 몇백 년이 걸리는 자원을 버리는 이들이 있는 반면, 버려지는 자원을 이용해 새로운 제품을 창조해내는 기업도 있다. 이에 쓸모없는 것들을 쓸모 있게 바꿔주는 기업 ‘업사이클리스트’의 김경준(30)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업사이클(Upcycle)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이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로 업사이클링은 일반적인 재활용과 달리 주변에서 버려지는 자원의 기능과 디자인을 향상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업사이클 제품은 기존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 절감에도 도움이 되며 유일무이한 제품이라는 장점도 있다.

▲ 현수막을 이용한 업사이클 가방
▲ 현수막을 이용한 업사이클 가방

 


업사이클리스트는 현수막이나 텐트와 같은 폐품으로 지갑, 가방, 휴대폰 케이스, 소파 등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류 업계 진출을 위해 디자인 구성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업사이클링 기업 ‘누깍’의 기업 이념인 ‘Everybody deserves second chance(모든 이는 두 번째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다)'를 적용해 교도소 수감자에게 미싱을 가르치고 있으며 소질 있는 이는 채용하기도 한다.


김 대표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기업 대표와 의견 차이가 있을 때마다 아쉬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에 스스로 자아실현을 할 수 있을 때 능률이 오르는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 당시 공동 창업가와 함께 퇴직금만으로 창업 자본을 마련했고 별다른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1년 동안은 월급 없이 매출만으로 자금을 충당하고 제품 설비에 투자했다.


그중 가장 어려웠던 일로는 브랜드와의 계약 과정을 꼽았다. 업력이 긴 외국 브랜드는 다른 국가 진출에 신중하기 때문에 상호 신뢰가 있어야만 계약이 가능했다. 그는 유럽에 직접 방문해 열흘간 함께 생활하며 현지에서의 제작 과정, 소재 수거 과정들을 관찰했다. 이후 돌아와서도 화상 통화 어플을 통한 지속적인 소통으로 설득에 성공했다.


창업은 자기 희생이 필요한 현장인 만큼 가치 있는 것이라는 김 대표는 창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들에게 “요즘 세상에는 창업 실패 후 회복하기가 어렵다”며 “실패해보는 것보다는 실패할 수 없도록 본인의 확고한 아이템이 될 때까지 용감하게 자문하며 창업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확신을 가질 것을 강조하며 “다음 시장을 예측해 아이템에 확신을 가져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려움을 겪을 시 과감하게 해결을 쫓고 심층적으로 공부하는 것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난관에 부딪힐 때 체면보다 해결을 우선시하는 그의 열정을 보답하듯 업사이클 제품은 새로운 빛을 내고 있었다. 그의 노력이 많은 사람에게 지속가능한 생활 양식으로 닿길 고대한다.
 

임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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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usktilldaw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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