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더글라스 케네디 『행복의 추구1』
문학-더글라스 케네디 『행복의 추구1』
  • 고혜주 기자
  • 승인 2020.09.29 13:23
  • 호수 147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이라는 등대를 쫒아 나는

"괜찮다는 말의 이면을 깨닫게 해준 이야기"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저 자 더글라스 케네디
책이름 행복의 추구1
출판사 밝은세상
출판일 2012.05.24
페이지 p.395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 그렇기에 이 책은 제목부터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기자의 취미는 서점을 돌아다니며 흥미로운 책을 뒤적거리는 것으로, 그날도 어김없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서점으로 향했다. 이리저리 배회하길 10여 분, ‘행복의 추구’라는 제목에 무심코 책장에서 책을 빼냈다. 그 자리에서 첫 장을 넘겨 읽기도 잠시 본격적으로 내용을 파헤치고 싶어졌다.


“내 행복을 누군가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인생에서 행복해지려는 욕구를 빼면 뭐가 남죠? 결국 나를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는 거죠.” p.146

 

‘여자는 좋은 남편을 만나 그에게 의존해 살아간다’는 사상이 만연한 현실 속에서 주인공 새러는 결혼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존재가 되고자 한다. 그러나 그녀는 혼전임신으로 만난 지 한 달밖에 안 되는 남자와 결혼한다. 약 120페이지 만에 자신이 말한 것과는 반대의 삶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다른 길을 찾자는 오빠 에릭의 말을 무시한 채 결혼을 선택한 새러는 달갑지 않은 결혼 생활의 극심한 스트레스로 결국 유산을 하게 된다. 끝내 남편과 이혼한 그녀는 자신의 꿈이었던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지만, 첫사랑과 재회하며 또다시 방황한다.


얼핏 이 책은 진부한 사랑 이야기로 보이지만 전개 과정에 드러난 인물들의 삶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인간은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번뇌하고 때로는 상황에 순응하며 그럭저럭 괜찮은 삶이라고 자신을 위로한다. 작중 새러 또한 괜찮다며 스스로 다독이지만 결국 비극적인 결혼 생활을 맞이했다.


인생 전반에 걸쳐 우리는 늘 올바른 길을 찾고 선택한다. 그러나 현대인은 어느덧 자신이 꿈꾸던 이상을 내려놓고 눈앞의 가장 안정적인 선택지를 택하고 있다. 가슴에는 부채감을 안고 자신의 이상을 외면하는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 또한 이런 이유로 각자의 삶에 대해 냉소한다. 그런 자조적인 시선은 현실과 밀접해서 무시할 수 없었고 모르는 사이 기자는 그들에게 몰입한 채 답답한 인생의 답을 찾아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다.


하지만 작가는 끝까지 그 답을 보여주지 않았다. 정말이지 그는 때때로 답답해 미칠 것 같은 삶이라는 것을 완벽하게 표현해 놨다. 수많은 질문을 남긴 더글라스는 답은 스스로 찾으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괜찮다는 말로 나를 속이지 않고 솔직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욕심. 그런 욕심이 이 책을 읽고 나니 강하게 마음에 자리 잡는다. 일단 내 길을 찾아보자. 그렇다면 언젠가 ‘나’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되겠지. 길치라 좀 헤매겠지만 ‘행복’이라는 목적지를 위해 그쯤이야 괜찮다.

고혜주 기자
고혜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

 beatle13@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